[오늘 통한 과거리뷰] 넥슨 사건으로 돌아본 게임업계 ‘부당이득’
2024-09-04 박영주 기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3사 중 하나인 ‘넥슨’에서 직원이 수년간 넥슨캐시 쿠폰 핀넘버를 빼돌려 중고거래 사이트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4억원 가량을 유용했다가 구속되는 일이 발생했다.
더피알의 보도에 따르면, 넥슨게임즈 소속의 직원 A씨는 2019년 무렵부터 온라인 게임 ‘서든어택’에서 제공하는 넥슨캐시 쿠폰을 사적으로 유용했다. 해당 쿠폰은 게임 내 아이템거래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금전적 이득만 4억2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해당 행위를 적발한 즉시 A씨를 해고했지만 피해금액은 아직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 관계자는 “2022년 회사 내부 자체적으로 넥슨캐시 관리 및 확인과정에서 직원이 넥슨캐시를 유용한 것을 확인,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무관용 원칙에 따라 징계해고를 했으며 형사고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넥슨캐시 관리 감독체계를 보다 강화했으며,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넥슨에서 불거진 사내직원의 사적유용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에는 이른바 ‘궁댕이 사건’으로 불리는 논란이 터져 업계를 발칵 뒤집은 바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게임업계의 신뢰도가 크게 타격을 입었던 만큼 잊혀질만 하면 재조명되는 유명한 사건 중 하나다.
해당 사건은 넥슨 자회사 네오플 소속 직원이 운영자 권한을 이용해 최상위 아이템 및 각종 게임 아이템을 무단으로 생성하고, 이벤트 시작 전 정보를 유출해 부당이득을 취한 사건이다. 문제의 직원은 ‘궁댕이맨단’이라는 이름의 계정을 갖고 있어서 궁댕이 사건이라고 불렸다.
해당 직원이 빼돌린 재화를 현금가치로 환산하면 약 5300만원 상당으로, 넥슨은 문제 직원에 대해 법적으로 허용되는 최고수준의 징계와 배임 및 업무방해에 따른 민형사상 고소‧고발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이 나왔다.
넥슨 뿐만 아니라 엔씨소프트 등의 다른 경쟁사에서도 내부 직원의 사적유용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2015년 당시 신작 온라인 게임 ‘프로젝트 혼’ 내부 개발자들의 개발비 횡령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문제의 직원들은 외주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를 통해 부정한 이익을 얻은 혐의를 받았다. 피해규모만 수천만원에 달했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전체 감사 시행 및 인사징계조치를 내렸으며 해당 내용을 사내에 공지했다.
횡령 사건 이후 팀 해산설 등 각종 의혹이 불거졌지만, 해당 사건과는 별개로 엔씨소프트는 내부 테스트 결과 및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프로젝트 혼’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게임업계 내에서는 횡령‧배임 등의 사건 외에도 확률조작 등 유저들의 신뢰를 꺾어버리는 사건사고들이 한번씩 불거진다. 올해만 하더라도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 소송이 세간에 알려지는가 하면 중국게임 픽셀 히어로의 뽑기확률조작 논란이 제기되는 등 게임업계의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들이 터졌다.
게임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소송 등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부당행위에 대해 게임사들의 법적책임을 묻는 기조가 강해지고 있는 만큼, 유저들을 상대로 하는 게임사들이 신뢰회복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