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아편전쟁과 홍삼 그리고 임상옥

2023-09-08     어기선 기자
드라마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청나라 말기에 영국 동인도 회사는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 아편을 청나라에 수출을 하기 시작했다. 청나라는 광둥시를 중심으로 유럽 무역이 이뤄졌다. 광둥시에 있는 상인집단을 ‘공행(公行)’이라고 불렀고, 13개 상인집단이라고 해서 광둥 13행이라고 불렀다. 청나라는 유럽과의 무역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광둥 13행을 중심으로 무역을 하면서 한정시켰다. 광둥 13행에서 취급했던 물품이 차, 비단, 도자기, 은이었다. 차를 다룬 공행을 ‘차행(茶行)’이라고 불렀고, 도자기를 다룬 공행을 ‘도행(陶行)’, 은을 다루는 공행을 ‘은행(銀行)’이라고 불렀다. 무역을 광둥 13행이 독점을 하면서 무역 불균형 현상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영국 동인도 회사는 적자

영국 동인도 회사의 주력 수출품은 면직물을 비롯한 공업품이었다. 하지만 청나라는 소비 위주의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공업품이 청나라 전역에 유통될리 만무했다. 오히려 동인도 회사가 주목을 한 상품은 ‘차’이다. 왜냐하면 영국인들의 ‘차사랑’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국 동인도 회사는 차를 구매하고 결제로 ‘은’을 지불했다. 그러면서 청나라는 은이 쌓여가는 반면 영국 동인도 회사는 ‘은’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당시 오병감이라는 사람이 무역을 독점했는데 2001년 월스트리트저널이 1천년동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50인 중 한 명으로 꼽혔다. 당시 오병감이 운영하는 돈이 2600만냥이었는데 이는 청나라 재정의 반년치 예산이다. 또한 2600만냥은 미화 5600만 달러에 해당되는데 이 무렵 미국 최고 갑부의 재산이 700만 달러였다. 오병감에는 양아들이 있었는데 존 머레이 포브스였다. 8년 동안 오병감 밑에서 일을 했고, 50만 멕시코 은위안을 받아 미국으로 건너간 후 철도사업, 보험업, 주식투자 등을 통해 엄청난 부를 거머쥐었다.

막대한 적자 메꾸는 방법으로 아편 주목

청나라 오병감이 어마한 부를 거머쥘 동안 영국 동인도 회사의 ‘은’은 청나라 오병감으로 흘러들어갔고, 영국 동인도 회사는 은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다른 나라에도 은으로 무역 대금을 지불해야 하는 영국 동인도 회사로서는 청나라에 있는 은을 가져와야 하는 상황이 됐고, 그 방법으로 아편을 선택했다. 아편은 청나라 백성들 사이에 폭발적인 수요가 늘어나면서 영국 동인도 회사의 은 부족 현상이 다소 완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청나라 정부 입장에서는 아편의 부작용을 알기 때문에 아편 근절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주목을 하게 된 것이 바로 조선의 홍삼이다. 아편을 태우는 청나라 백성들도 자신의 체력 유지를 위해 조선 홍삼을 애용했다. 조선 홍삼이 건강을 되찾는데 효력이 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조선 홍삼의 수요가 늘어났다.

임상옥, 조선 거부가 된 사연

임상옥이 국경지방에서 인삼 무역권을 독점했다. 그런데 1821년 변수사 수행원으로 청에 갔을 때 베이징 상인들의 인삼 불매 동맹을 교묘한 방법으로 깨뜨리면서 원가의 수십배로 매각하는 막대한 재화를 벌어들였다. 당시 베이징 상인들은 연합해서 임상옥의 인삼을 후려쳐서 구매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임상옥이 인삼을 아예 태워버리는 방법으로 베이징 상인들의 연합을 깨고, 수십배의 인삼 가격을 통해 막대한 재화를 벌어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