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9월 19일 세계 최초 미인대회 개최
2024-09-19 어기선 기자
전통적 시각과 상품의 만남
과거에도 미인대회는 있었다. 하지만 미인대회는 여성을 선천적으로 아름다운 성이라고 보는 전통적인 시각에서 이뤄졌다. 이에 축제의 여왕을 선발하는 대회가 존재했다. 하지만 현대적 의미의 미인대회는 ‘미모’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에서 생겨났다. 피니어스 바넘은 1850년대에 미인대회를 개최하려고 했지만 여성을 전시한다는 개념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충돌이 벌어졌다. 이런 갈등이 의외의 수단에서 해소가 되는데 그것은 사진술과 인쇄술의 발달로 사진을 복제해 신문이나 잡지에 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인대회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인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여론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이에 ‘콩쿠르 드 보테’가 1888년 9월 19일 벨기에 스파에서 열렸다. 서커스 흥행사업가 애덤 포어포프가 대회를 개최했는데, 1만 달러의 상금과 포어포프의 공연 출연 자격이 주어졌다고 한다. 1만 1천여명의 여성이 사진을 재출했고 최종 우승자는 배우 루이즈 몽타뉴가 차지했다.서구 유럽의 잣대
그 이후 수많은 미인대회가 개최됐다. 각 나라별로 혹은 각 지역별로 미인대회가 열렸다. 하지만 논란 역시 많이 낳을 수밖에 없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의 기준’이 서구 유럽의 잣대라는 점이다. 이는 제국주의 시대와 맞물린다. 즉, 제국주의 시대 당시 ‘미의 기준’을 유럽으로 판단하고, 그것을 전세계에 전파하려고 했다. 이런 이유로 큰 키에 시원한 이목구비 등 등을 미의 기준으로 내세웠다.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등에서 유색인종이 미인대회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백인 남성의 피를 이어받은 여성이어야 한다는 등의 잣대도 있었다. 즉, 순수 유색인종이 미인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이것을 깨부순 것이 남수단 출신 모델 알렉 웩이었다. 그녀는 서구식 미적 관점과는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그것을 깨부쉈다는 점에서 미인대회의 관점을 완전히 다르게 만들었다.성의 상품화 문제
미인대회의 또 다른 논란은 성의 상품화 문제였다. 그것은 미인대회를 처음 개최될 때부터 계속 논란이 돼 왔었다. 여성인권운동가들은 미인대회가 여성의 성 상품화를 조장하고,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미인대회에서 비키니 수영복 심사 등을 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최근에는 비키니 수영복 심사를 아예 철폐하거나 심사를 하더라도 비공개 심사를 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아울러 일부 국가나 일부 지역에서는 아예 미인대회 개최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미인대회가 과거와 같은 그런 화려함이 사라지게 됐다.성소수자가 1등을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성의 다양성이 존중되면서 성소수자가 미인대회 우승을 하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올해 사상 최초로 성전환 여성이 우승을 차지했다. 22살 ‘리키 콜러’이다. 수상 소감에서 콜러는 어린 시절 자신의 성정체성을 고백했던 때를 회상하면서 “쉽지 않았지만, 더 강해질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네덜란드에서 사상 최초로 성전환 여성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탈리아에서는 미인대회 참가 기준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이탈리아 주최 측은 ‘태어날 때 여성’이라는 것을 기준으로 내세우자 이번에는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을 했던 사람들이 대거 지원을 했다. 자신은 태얼 때 여성이었기 때문에 자격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