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일본 식당의 세제 섞인 물, 혐한 테러

2024-09-19     어기선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일본 도쿄의 한 고급 식당이 한국인 고객에게 ‘세제 섞인 물’을 제공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JTBC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일본의 대표적 번화가 ‘긴자’의 한 고급 식당에서 발생했다. 한국인 여성 강모씨는 이상한 냄새가 나는 물을 마신 후 구토를 했고, 결국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강씨는 직원에게 ‘이상하다’고 말했지만 직원은 말 없이 물컵을 빼앗으려고 했고, 강씨가 도로 가져와서 직접 주방에 가서 여성 직원에 따지자, 직원은 표백 세제를 물컵에 넣은 사실을 실토했다. 결국 구토를 하ᄃᆞᆨ 병원에 이송됐다. 해당 식당에서는 ‘직원의 착오로 생긴 일’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지역 보건소는 이 식당을 나흘간 영업정지 처분했다.

일본의 혐한 역사는

일본의 혐한 역사는 20세기 때 가장 강력하게 나타났지만 삼국시대부터 존재해왔다. 일본은 자국의 정치상황이 복잡해지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렸고, 그 대상이 한반도였다. 이런 이유로 고려 말 왜구의 침입이나 임진왜란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20세기 혐한은 에도 막부의 붕괴와 메이지 유신 직후 생긴 정한론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간토 대지진 등에서 조선인 학살 등등으로도 발현됐다. 다만 1920년대 혐한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경제적 부흥을 이뤄냈던 일본제국주의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경제 불황이 닥쳐오자 일본 국민들의 불만을 재일본 조선인으로 돌리게 되면서 간토 대지진 등에서 조선인 학살로 이어졌다.

21세기 들어서면서

21세기 들어서면서 혐함은 복잡미묘하게 됐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위상이 그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에 이어 잃어버린 30년 등 경제적 침체 등을 겪으면서 자신은 ‘1등 국민’이 아니라 ‘2등 국민’ 혹은 ‘3등 국민’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반면 이웃나라인 대한민국은 경제적 성장은 물론 K팝 등으로 국제무대에서 맹활약을 하면서 더욱 불안감을 느끼게 됐고, 그것이 혐한으로 이어졌다.

과거 영광+출판업계의 콜라보

일본은 혐한을 ‘산업’으로 취급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출판시장’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혐한 서적들의 발행부수가 기본적으로 100만부를 넘기는 것이 다반사였다. 혐한 서적이 발간되면 판매 순위 1위를 갈아치우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혐한 서적이 출판시장을 석권하게 된 이유는 ‘고령화’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1980년대 버블경제의 영화를 누렸던 세대가 점차 고령화되면서 자신의 시선은 1980년대 일본의 모습에 고정돼 있다. 하지만 빠르게 한국이 치고 올라오면서 위기감을 느끼게 됐고, 이에 따라 그들의 혐한 정서를 자극함으로써 출판업계가 부흥기를 이뤄낼 수 있었다. 즉, 1980년대를 살았던 세대의 위기감과 출판업계의 위기감이 합쳐지면서 출판업계가 혐한 서적으로 연명해 나가게 됐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보급이 되면서 이제 유튜브가 그 자리를 점차 차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혐한 콘텐츠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물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K팝과 K드라마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 혐한 정서는 이제 세대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