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정업체 밀어주기…공영홈쇼핑, 뉴월드통상의 하수인?

뉴월드통상-제이디코리아인터내셔날, 가공축산분야 방송편성 40% 차지 특정 업체에 과도하게 쏠린 방송편성…3년새 2배 성장한 뉴월드통상

2024-09-27     박영주 기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다양한 영세 중소기업들의 판로를 확대해주고자 설립된 공영홈쇼핑이 특정 업체에 방송편성을 몰아주는 것도 모자라, 지적을 받은 사안에 대한 시정조치를 하지 않는 등 ‘밀어주기’ 의혹이 일고 있다.   공영홈쇼핑 밀어주기 의혹의 중심에 선 업체는 ‘뉴월드통상’과 ‘제이디코리아인터내셔날’로, 이들 업체는 실소유자인 부친 김모씨의 두 아들이 각각 대표로 있는 특수관계의 회사다.  두 업체는 2020년부터 작년 9월까지 가공축산분야 전체 방송편성 횟수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공영홈쇼핑 내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 과정에서 익명의 관계자들은 뉴월드통상 측이 중진 국회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했다는 점과 뉴월드통상이 공영홈쇼핑에 사실상 ‘절대갑’의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내용들을 귀띔했다.  실제로 이들 업체를 둘러싼 편중방송 문제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바 있음에도 여전히 공영홈쇼핑이 자체 규정에는 문제가 없다며 시정조치에 미흡한 만큼, 이번 국정감사에서 현미경 검증이 예고된 상태다. 
/사진=공영홈쇼핑
공영홈쇼핑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취재하던 과정에서 본지와 권명호 의원실은 ‘뉴월드통상’이라는 업체를 둘러싼 석연치 않은 점들을 포착했다.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공용홈쇼핑 방송편성 상위에 이름을 올린 업체들 중에서 뉴월드통상과 제이디코리아인터내셔날이 특수관계인 혈연관계라는 점이다.  2016년 공영홈쇼핑에 입점한 제이디코리아인터내셔날은 장남인 김○○씨가, 2021년에 입점한 뉴월드통상은 차남인 김◇◇씨가 대표로 있다. 실소유자이자 경영자는 두 형제의 부친인 김모씨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뉴월드통상과 제이디코리아인터내셔날은 앞서 언급했듯 특수관계사로 분류돼있다.  뉴월드통상의 매출이 늘면 제이디코리아인터내셔날의 매출도 늘어나는 형태였는데 뉴월드통상의 2021년 매출이 520억에서 2022년 880억원으로 늘어났고, 같은 기간 제이디코리아인터내셔날이 뉴월드통상을 통해 올린 매출이 2021년 42억에서 2022년에 273억원으로 늘었다.   작년 국정감사때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의원 측이 지적한 사항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자체감사한 내용에 따르면 2개사는 2020년 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가공축산분야 전체 방송편성의 40%를 차지하면서 공영홈쇼핑 방송 지분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방송편성 횟수로는 전체 2771건 중 뉴월드통상이 590건, 제이디코리아인터내셔날이 519건으로 절반에 가까운 1109건의 방송편성이 두 회사에 집중됐다. 사실상 공영홈쇼핑이 뉴월드통상-제이디코리아인터내셔날 두 업체의 주요 홍보채널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공영홈쇼핑 측은 자체규정에서 정한 방송절차를 지켜 선정했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내용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당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업체 간 방송편성 횟수가 많게는 1203회의 차이를 보였다며 특정 업체가 1000회 넘게 방송하는 동안 나머지 300여개 업체는 1회 방송하는데 그쳤다고 꼬집었다.  이 과정에서 제이디코리아인터내셔날의 김○○ 대표가 “공영홈쇼핑에 수차례 입점을 신청했지만 아무런 피드백도 없이 매번 탈락했다”며 공영홈쇼핑 본사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부친인 김모씨와 김○○ 대표가 갈라섰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권명호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를 살펴보면 2021년 공영홈쇼핑에 입점한 뉴월드통상이 본격적으로 방송편성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제이디코리아인터내셔날의 편성 비중이 3%대에서 0%대로 추락한 것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전체 대비 제이디코리아인터내셔날의 편성비율을 보면 ▲2018년 2.52% ▲2019년에는 2.63% ▲2020년에는 3.33%였지만, 뉴월드통상이 입점한 이후에는 ▲2021년 1.63% ▲2022년 2.94% ▲2023년 8월까지는 0.34%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2021년 입점한 뉴월드통상이 입점 첫해인 2021년 3.18%에 이어 ▲2022년 4.30% ▲2023년 8월까지만 5,80%로 점차 방송편성 비율이 늘어나는 것과는 대조적인 대목이다.  취재과정에서 한 가공축산업계 관계자로부터 뉴월드통상 측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 관계자는 “김모씨가 마장동에서는 유명한 사람이다. 국회의원들과도 친하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통으로 싹쓸이해가서 갈비로는 갈비탕 만들고 고기로는 불고기 만들어 팔고 뼈로는 한우곰탕 만들어팔고 가격 경쟁이 안 된다”고 말했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두 업체의 실소유자이자 경영자라 할 수 있는 부친 김모씨가 중진의원 이름을 언급하며 “내가 A의원과 얼마나 친한지 아느냐. 나이가 몇살이냐. 어린 X이 버릇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석연치 않은 대목은 또 있었다. 권명호 의원실이 공영홈쇼핑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뉴월드통상 직원수는 58명, 제이디코리아인터내셔날은 16명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2년 한해 뉴월드통상이 직원에게 지급한 전체 급여액은 9억원, 김◇◇ 대표이사는 연말에 배당금 명목으로 10억원을 회사에서 챙겨갔다. 실제 직원수가 58명인데 한해 급여로 9억원 밖에 지출하지 않았다면, 직원들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때문에 직원 부풀리기 의혹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