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뷰] 댕댕이를 위해 준비했어…‘600평 잔디밭’ 에픽홈

본사 직접 운영, 대규모 투자로 재탄생…펫팸족 사로잡기 나서 강아지‧고양이를 위한 특수환기시설 설치, 철저한 방역‧위생관리 ‘무료입양’ 슬로건 악용 업체 많아...시설과 환경 위주로 판단해야

2023-10-06     박영주 기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저희 센터의 가장 큰 자랑거리요? 뭐니뭐니 해도 아이들이 마음 놓고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600평 잔디밭이죠. 강아지들도 다 표정이 있어요. 잔디밭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한 표정을 짓는데요” 추석 전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반려동물호텔 ‘에픽홈’을 찾았다. 마근포리의 한적한 시골마을로 들어선 뒤에야 탁 트인 언덕 위의 에픽홈 건물을 볼 수 있었다.  원래는 강아지 운동장을 운영하는 ‘김포 순심이네 마당’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업체였지만, 이름을 에픽홈으로 바꾸고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한 전문화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박영주
깔끔한 외관과 함께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드넓은 잔디밭이었다. 여기에는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차양막과 함께 불멍(불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이 가능한 화로가 비치돼 있었다. 밤에는 텐트를 펼치고 은은하게 조명을 켠 뒤에 고기를 구워먹으며 불멍을 하면 감성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잔디밭 한켠에 위치한 휴식 컨테이너는 반려견을 데리고 호텔을 찾은 사람들을 위해 특수제작된 것으로, 더위와 추위를 피해 쉴 수 있는 냉난방시설에 음료수‧컵라면은 물론 한강라면 기계로 불리는 라면조리기까지 비치된 무인 편의점 겸용이었다. 컨테이너 한쪽 면은 통창이 붙어있어서 반려견을 데리고 호텔을 찾은 반려인들이 잠깐 식사를 하면서도 통창을 통해 잔디밭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1회에 한팀만 입장할 수 있도록 돼 있어서 프라이빗함을 누릴 수 있다는 것과 대형견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 또한 강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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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역시도 다른 반려동물 호텔, 보호센터들과는 사뭇 달랐다.  이른바 ‘애견호텔’이라고 불리는 많은 곳에서는 펫샵 등에서 볼 수 있는 투명한 유리장이나 좁은 케이지를 두고 창고형 호텔 형태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에픽홈은 강아지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대형 사이즈의 독립형 휴게룸을 두고 있었다. 에픽홈은 법인 본사가 직접 환경·시설 투자를 지속하며 운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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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개 특유의 냄새가 많이 나지 않는다’는 말에 조정제 점장은 “냄새를 잡기 위해 학교나 병원 등에 들어가는 특수환기청정시설을 비싼 값에 설치했다”고 밝혔다.

조 점장은 “설치 기사님도 ‘강아지들이 있는 시설에 이런 비싼 장비를 설치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신기해하시더라. 환기 청정 시설이 갖춰지지 않으면 우선 냄새로 불쾌한 것도 문제겠지만 아이들의 기관지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심해지면 질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살균·제습 전문 스마트 환기 청정기로 공기질을 청결하게 유지함으로써 아이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2층은 고양이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높은 곳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 고양이들의 특성을 고려해, 아이들이 머무는 모든 호실에 캣타워를 설치하고 통유리를 통해 바깥을 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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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입양’ 슬로건 악용 업체 많아...시설과 환경 위주로 판단해야

에픽홈은 반려동물 호텔 외에도 보호센터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었다. 다른 보호센터들과 비교하면 크지 않은 규모지만 너무 많은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파양 운영에 집중하다가는 기존에 있던 아이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조정제 점장은 “이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반려인이 600만 가구를 넘어섰다고 한다. 최근 TV동물농장에 출연하셨던 윤석열 대통령 부부도 대표적인 반려인이지 않나”라면서도 “반려동물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빠르게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어두운 면도 많다. 최근 논란이 됐던 것 중 하나가 신종 펫샵이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와 ‘무료입양’ 이라는 슬로건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5개월 미만의 인기견종·묘종을 다수 데리고 있는 보호소, 입양 또는 파양 과정에서 과다한 비용을 요구하거나 불합리한 계약서를 들이미는 보호소는 의심해봐야 한다며 “동물보호소라는 이름을 내걸고 뒤로는 강아지 공장에서 데려온 어린 강아지들을 책임 분양비 명목으로 판매하거나, 파양하는 사람들의 죄책감을 이용해 수백만원의 파양비를 받고는 아이들을 방치해 질병으로 사망하게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픽홈은 절대 책임입양비 명목의 비용을 받지 않고 자율후원제를 유지하고 있다. 함께 일하는 대표님이 이쪽 업계에서 오래 일한 분이라 펫샵‧경매장 관련자들도 많이 알고 계셔서 그런 사람들의 입양을 막기 위해 자체 필터링도 꼼꼼히 하고 있다. 사료 역시도 동물병원 전용 사료를 급여하고 전문 관리 인력이 상주하며 케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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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점장은 변종펫샵들이 어린 강아지나 고양이들을 파양견 또는 파양묘로 둔갑시킨 뒤에 비싼 책임입양비를 받거나 보험가입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고, 분양샵에서 쓰는 작디작은 유리창에서 아이들을 관리하거나 가정형 호텔이라며 빌라에 케이지 몇개 넣어 놓은게 전부인 곳도 비일비재하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곳을 피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 위탁관리업 정식 허가를 받은 곳인지를 확인하고, 동물판매업을 겸하고 있지는 않은지, 전문 인력이 상주하는지, 사료는 어떤 사료를 쓰는지, 마지막으로는 보호센터나 호텔의 환경이 아이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갖추었는지 등을 꼼꼼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에픽홈이라는 이름에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유일한(EPIC) 안식처(HOME)라는 의미가 담겨있다”며 “아이들이 편하게 즐기고 쉴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박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