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는 호구?…삼성, 중고폰 보상금 차별 논란

동일 모델 보상가, 한국 106만원 vs 미국 163만원 차이 국내에선 동일모델도 용량 따라 차등보상, 美는 차등 없어 변재일 의원 “국내 소비자 역차별 없도록 정부 대책 마련해야”

2024-10-10     박영주 기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삼성전자가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국내 소비자들을 차별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동일한 모델의 보상가를 한국보다 미국에서 최대 57만원 가량 많이 지급한 것인데, 이를 놓고 “한국 소비자는 미국 소비자들에 비해 크게 차별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트레이드 인)과 관련해 국내 소비자에 대한 역차별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트레이드 인(Trade-in)’ 프로그램을 지난 8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두달 간 운영한뒤 종료했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에 사용하던 중고폰을 반납하면 중고 스마트폰 가격에 최대 15만원(한국기준)을 추가 보상해주는 것이 골자로, 한국 외에도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중국‧태국 등 55개국에서 운영됐다.  그러나 변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동일한 모델의 중고 스마트폰 보상가를 한국보다 미국에서 높게 책정해 지급하는 등 차별적인 가격정책을 운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예를 들어 갤럭시 Z폴드4를 반납하고 Z폴드5를 구입할 경우, 한국에서는 보상금액으로 106만원을 지급하지만 미국에서는 1200달러(환율 1355 기준, 한화 163만원)를 지급해 최대 57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갤럭시 Z플립4를 반납하고 Z플립5를 구입하는 경우에도 한국에서는 67만원을 보상하는 반면, 미국에서는 600달러(환율 1355 기준, 한화 81만원)로 책정해 14만원을 더 지급했다. 특히 Z플립5 출시 초기에 미국 평균 보상가 금액은 900달러(환율 1355 기준, 한화122만원)로 최대 55만원의 차이가 났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변 의원은 “삼성전자는 그동안 출시된 플래그십 단말기의 국내 출고가가 해외 주요국 대비 높지 않다고 주장해왔으나, 중고폰 보상금액을 적용하면 한국 소비자는 미국 소비자들에 비해 크게 차별받고 있는 상황”이라 꼬집었다.  실제로 변 의원이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스마트폰 가격 비교 현황’에 따르면 갤럭시 Z플립4의 출고가는 한국 135만원, 미국 142만원으로 한국이 7만원 더 저렴한 수준이다.  그러나 중고폰 보상금은 미국에서 최대 55만원을 더 높게 책정해 미국 소비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우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변재일
특히 국내에서는 갤럭시 Z플립4 256G의 경우 65만원, 512G의 경우 67만원 등 동일모델이라 도 용량에 따라 보상금액에 차등을 둔 반면 미국에서는 용량 구분없이 동일 보상금액을 지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국내에서는 삼성 스마트폰 만을 추가보상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미국‧영국‧호주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삼성 단말 외에도 애플 아이폰과 구글 픽셀폰 등 타 브랜드 모델까지 보상해주는 등 차별적 적용 사례가 빈번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러한 비판과 관련해 “당사 제품의 마케팅 정책은 글로벌 공통으로 운영 중이다. 다만 각국의 시장상황 등에 따라 현지 프로모션은 다양한 형태로 개별 진행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변 의원은 “각국의 시장 상황에 따라 프로모션을 다르게 운영한다는 것은 같은 정책이라도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경쟁적인 국가의 소비자들만을 우대해 적용하겠다는 것”이라며 “LG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 이후 삼성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85%까지 치솟을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경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에 대한 역차별이 지속되지 않도록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