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카르타고

2024-10-10     어기선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카르타고는 현재 튀니지 지역을 중심으로 존재했던 고대국가이고, 고대 로마와 지중해 세계의 패권을 두고 경쟁했던 나라이다. 카르타고는 소아시아 국가와 유럽을 잇는 중계무역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고, 그 부를 바탕으로 풍요와 문화를 누린 국가였다. 하지만 고대 로마와는 다른 군사 편제 때문에 결국 패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막대한 부가 있어도 안보를 다른 사람 손에 맡기게 된다면 결국 패망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이다.

중계무역 통해

현 레바논인 페니키아 티레의 공주 디도가 부왕이 죽은 후 정치적 위협을 느끼자 서쪽으로 향해서 카르타고를 건설했다. 그러면서 중계무역을 했다. 카르타고는 지리적으로 지중해 서부와 동부의 중간지점에 위치했다. 이에 지중해 서부에 집중된 광산의 원자재와 동부의 질 좋은 문화 생산물을 교환하는 중계무역을 통해 번영을 누렸다. 이에 고대국가 중에 가장 부유한 도시로 성장했다. 카르타고가 전성기 때는 북아프리카 해안과 이베리아 반도, 시칠리아, 사르데냐, 코르시카 섬 대부분을 세력권에 뒀다. 그러면서 그리스인들과 끊임없이 갈등을 보여왔다. 하지만 결국 고대 로마와 3차에 걸친 포에니 전쟁을 통해 몰락했다.

로마에게 패배한 이유

로마에게 패배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대표적인 것은 카르타고는 용병에 주로 의존했지만 고대 로마는 ‘시민군’에 의존했다. 용병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카르타고 지배인들은 페니키아인으로 이주민족이었다. 따라서 원주민의 숫자는 지배계층의 수배에서 수십배 정도였다. 페니키아 사람들의 희생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용병을 고용할 수밖에 없엇다. 즉, 페니키아 사람들로 구성된 시민군은 주로 본토 방위에만 동원됐고, 나머지 정복전쟁 등은 용병을 사용했다. 카르타고 지배층은 해상무역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고, 그 부는 용병을 고용하는데 사용됐다. 문제는 용병은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돈이 떨어지면 카르타고 본토도 막아낼 수 없는 상황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고대 로마는 자발적인 시민군을 위주로 편제됐다. 카르타고 명장 한니발이 로마 도시를 점령했을 때에도 로마는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서 한니발을 이탈리아 밖으로 몰아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자발적인 시민군 때문이다.

인구부양 농업 vs 상품작물 농업

고대 로마와 카르타고의 농업의 차이가 결국 패망의 차이가 되기도 했다. 고대 로마는 농업국가인데 주로 식량 위주의 농업이었다. 이는 인구의 증가로 이어지게 만든다. 카르타고는 상업국가이지만 카르타고가 아예 농업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플렌테이션 농업을 했는데 주로 상품작물을 키웠다. 즉, 농산물을 재배해서 판매를 했다. 따라서 인구를 늘리는 농업이 아니라 ‘돈’이 되는 농업을 한 것이다. 이는 인구와 생산력에서 차이를 보이게 만들었다. 고대 로마는 식량 자급자족을 하면서 인구를 늘려갔다면 카르타고는 식량 자급자족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페니키아 사람들의 숫자는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고대 로마와 카르타고의 차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