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전기료 감면 혜택만 ‘6678억’…유류세 인하는 외면?
전기요금 원가 이하 감면…정유 4사는 사상최대 14조 영업이익
이장섭 의원 “전기료 혜택 누리고도 유류세 인하 정책에는 인색”
2024-10-11 박영주 기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국내 정유 4사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에쓰오일 등이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 감면으로 2022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약 6678억원의 전기요금 혜택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정유 4사는 전기요금을 2021년 약 913억원, 2022년 약 4499억원, 2023년 상반기까지 약 1267억원 감면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전력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는 2021년 각각 kWh당 93.99원(SK에너지), 95.18원(현대오일뱅크), 96.83원(GS칼텍스), 93.59원(에쓰오일)의 단가로 전력을 사용했으며 2022년에는 각각 kWh당 97.18원(SK에너지), 98.62원(현대오일뱅크), 101.18원(GS칼텍스), 97.19원(에쓰오일)의 단가로 전력을 사용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각각 kWh당 137.60원(SK에너지), 139.10원(현대오일뱅크), 141.23원(GS칼텍스), 139.07원(에쓰오일)의 낮은 단가로 산업용 전력을 사용하면서 2년 반 동안 약 6678억원 이상의 전기요금 혜택을 누렸다고 의원실은 밝혔다.
정유4사는 지난해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속에 14조1762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에너지가 3조998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GS칼텍스가 3조9795억원, 에쓰오일이 3조4081억원, 현대오일뱅크는 2조7898억원 순이었다.
정유4사가 역대 최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동안 국내 휘발유 및 자동차경유 등 국내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오피넷에서 제공하는 월별 국내 보통휘발유 가격을 분석한 결과, 2022년 6월 2084원 이었던 전국 보통휘발유 가격 2023년 7월 1583원으로 차츰 감소했지만 2023년 9월 1769원으로 다시 급등했다.
이에 정부는 휘발유에 대한 유류세를 25%, 경유 및 LPG에 대한 유류세를 법정한도최대인 37%까지 이달 말까지 인하할 방침이다. 다만 소비자물가인상과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자 유류세 인하를 올해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최종 소비자가 유류세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의원실은 꼬집었다.
실제 지난 2022년 7월 정부가 유류세를 법정 최대한도인 37%까지 인하했음에도, 3주 동안 유류세 인하를 시행한 주유소는 전국의 1만917개 중 2228개에 그쳤다. 정유업계가 복잡한 가격결정구조를 이유로 들며 유류세 인하분을 최종 소비자가격에 반영하지 않는 등 국내유가 인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이장섭 의원은 “정유 4사가 약 30개월간 7000억원에 가까운 전기요금 혜택을 누렸음에도, 민생안정을 위한 유류세 인하 정책에는 매우 인색했다”며 “국민이 유류세 인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투명한 정유 시장 유통구조 확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