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 다카지마야 백화점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남루한 복장의 40대 초반 여성이 백화점 지하식품부에 들어왔다. 그녀는 포도송이가 놓인 식품 코너 앞에 서서 한없이 울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생각한 식품 여직원은 다가가서 왜 우시냐고 물었다.
여인이 말하기를 "저 포도를 사고 싶은데 돈이 2백엔 밖에 없어 살 수가 없네요”
그 포도 한 송이의 값은 무려 2천 엔으로 잘라 팔게 되면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여직원은 잠시 고민했다. 고객은 뭔가 말 못할 사연이 있겠지 생각한 후에 직원은 가위를 가져와 2천엔 어치를 잘라서 포장지에 곱게 싸서 여인에게 팔았다. 그 여인은 포도송이 2천엔 어치를 산 후에 나는 듯이 사라졌다.
두 달 후 일본의 마이니치 신문에는 묻힐뻔한 사건이 독자투고 기사로 살아났다.
“우리에게 신만큼이나 큰 용기를 준 다카시마야 식품부 여직원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11세 딸이 백혈병으로 회생의 여지가 없었다.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이 포도를 먹는 것이었는데 너무 가난해서 아이의 소원을 들어줄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소원을 다카시마야 여직원이 들어준 것이다.” 백화점 식품부 여직원이 포도송이를 2백엔 어치 잘라내면 상품 가치가 떨어지지만, 손님을 차별하지 않은 것이다.
그 기사를 읽은 1천만 명의 도쿄 시민들은 펑펑 울었고 이 일로 인해 다카지마야 백화점의 명성이 일본 최고의 백화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다카지마야(高島屋)백화점은 1831년 미곡상으로 출발했고, 사훈은 ‘우리의 목표는 친절’이다. 창업주였던 이다신치(飮田新七)가 후손들에게 당부한 말이 시금석처럼 이어지고 있다.
“물건이 좋고 나쁜지를 미리 고객에게 알리고 판매하라” “손님을 빈부귀천에 따라 차별하지 마라” “정직하게 물건을 팔라”는 신뢰를 강조한다. 친절은 어떤 아름다운 것을 능가한다. 친절보다 더 강한 것은 없고, 훌륭한 지혜가 곧 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