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아디다스 점주들의 눈물…공정위는 수수방관?
“공정위 스스로 가이드라인 만들고도 점검도 안해, 직무유기”
김종민 의원 “접수된 계약갱신 거절 관련 신고처리도 소극적”
2024-10-13 박영주 기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최근 맥도날드‧아디다스 등 가맹본사의 계약갱신 거절로 인한 갈등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각종 불공정 행위를 시정해야할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실상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공정위가 내놓은 가맹 계약갱신 가이드라인에 대해 단 한번도 이행점검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데다가, 신고처리에 있어서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발표한 ‘장기점포 안정적 계약갱신 위한 가이드라인’에 대한 이행점검 보고 작성이 단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지난 2019년 가맹분야 ‘장기 점포의 안정적 계약 갱신을 위한 지침(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발표한 바 있다.
가맹사업법상 10년의 계약 갱신을 보장하는 계약 갱신 요구권이 막상 현장에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더라도 10년 이후에는 계약을 종료하는 근거로 악용되면서, 공정위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운영자의 실정법 위반 등 법적 갱신 거절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갱신을 허용하고 가맹점주에게 이의제기 절차를 보장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까지도 한국맥도날드 뿐만 아니라 아이다스 점주 등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코로나19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버텼지만 돌아온 것은 계약갱신 거절이었다”며 하소연을 쏟아낸 바 있다.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당시 공정위가 밝힌 바에 따르면 10년 이상이 된 가맹브랜드의 개수가 817개로, 전체 브랜드의 13.5%를 차지하고 가맹점수로는 14만7400여 점포에 달해 전체 점포수의 60.6%를 차지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후, 4년이 넘도록 공정위는 가이드라인에 대한 이행점검 자료조차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공정위에 접수된 계약갱신 거절과 관련한 신고에 대한 처리 역시도 소극적이었다고 의원실은 밝혔다.
2019년 5월 가이드라인 제정 이후 올해 8월까지 공정위에 접수된 갱신거절 관련 신고 건수는 9건이었지만 이중 5건에 대해서는 계약갱신 거절 사유가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리됐다.
무혐의로 처리 사유를 보면, 대체로 공정위는 가맹사업자의 법규사항 준수 또는 신고인의 귀책사유를 주요한 근거로 삼으며 10년 계약기간이 종료되고 계약갱신 기준을 사전에 신고인에게 통지한 경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가맹기업에 조치가 취해진 경우는 시정명령 1건, 경고 1건에 그쳤다.
또한 최근 5년간 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된 가맹점 계약갱신 관련 분쟁조정 신청은 29건이었지만 조정이 성사된 건수는 단 9건에 그쳐 성사율이 31% 수준에 머무르기도 했다. 나머지 20건은 조정 후 불성립 3건, 조정 전 종결이 17건이었다. 조정절차를 거쳤음에도 피신청기업이 조정결과를 거부하는 등 불성립이 된 경우도 2건이었다.
김종민 의원은 “우리나라는 유독 가맹계약 보장기간이 10년으로 짧은데다 법률상 거절의 명분이 되는 이유가 많아 계약갱신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 공정위가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도 4년이 넘게 분명한 이행점검조차 하지 않고 있단 점은 직무유기가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국적으로 수십만개가 넘는 가맹점포들이 운영되는 상황에서 부당한 계약갱신 거절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공정위는 가이드라인에 대한 이행점검을 지속하고, 필요하다면 더 강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치도 고민하며 가맹계약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