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빼빼로데이’가 온다…바빠진 유통업계
2024-11-02 박영주 기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오는 11월11일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유통업계가 모처럼 만의 대목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터널을 지난 이후 지난해에는 이태원 참사를 겪으면서 업계에서는 ‘빼빼로데이’가 예전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았다.
특히 올해 빼빼로데이는 빼빼로 출시 40주년을 맞은 해인만큼, 롯데웰푸드가 K팝 걸그룹 ‘뉴진스’를 전면에 내세워 글로벌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으며 편의점 업계도 다양한 캐릭터들을 내세워 기념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여전히 “빼빼로데이는 기업의 상술”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에 빼빼로 하나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는 말도 적지 않다.
올해로 40살 된 빼빼로…‘빼빼로데이’의 역사
편의점 4사 4색…캐릭터 앞세운 빼빼로 마케팅
빼빼로데이는 1993년 부산의 계성여중에서 시작됐다는 설이 있다. 여학생들끼리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빼빼하게’ 되자는 의미로 막대초코과자를 나눠먹으며 우정을 나눴고, 경남지역 소장이 매년 11월11일 빼빼로 매출이 올라간다는 것을 롯데제과 본사에 알리면서 전국적인 마케팅의 초석이 됐다는 것이다.
물론 빼빼로데이가 널리 알려지면서 ‘농업인의 날(11월11일)’의 빛이 바랬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이에 안랩에서 가래떡을 주고받자는 운동을 전개하며 ‘가래떡 데이’가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은 11월11일을 빼빼로데이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올해 빼빼로데이는 출시 40주년을 맞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1983년에 출시된 빼빼로는 오리지널 초코 외에도 ▲아몬드 ▲누드 ▲화이트쿠키 ▲크런키 ▲크림치즈 ▲스트로베리 등등 다양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2020년부터는 ‘빼빼로 프렌즈’라는 캐릭터도 등장했다.
빼빼로의 원조에 해당하는 제품이 1966년 출시된 글리코(グリコ)사의 과자 ‘포키’ 제품이라며, 한때 빼빼로가 해외로 수출되는 과정에서 글리코 측이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빼빼로가 사랑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롯데웰푸드는 빼빼로 출시 40주년을 맞아 글로벌 엠버서도 ‘뉴진스’를 전면에 내세워 지난 9월부터 필리핀·홍콩·대만 등 17개국에서 빼빼로데이 알리기에 나섰다. 지난달 말에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와 LA한인타운 중심가에 디지털 옥외광고를 전개하기도 했다. 이러한 마케팅을 발판 삼아 해외진출에 한발 더 다가간다는 구상이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CU가 라인프렌즈 ‘미니니’ ▲GS25가 ‘파워퍼프걸’ ▲세븐일레븐이 ‘먼작귀’ ▲이마트24는 카카오캐릭터 ‘춘식이’ 등의 캐릭터를 내세워 MZ세대 고객들을 사로잡는 빼빼로데이 기념 상품들을 구성했다.
먼저 편의점 CU는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라인프렌즈 ‘미니니’와 협업한 기획상품 10종을 선보였다. 이외에도 혀땳은앙꼬, 우주먼지, 버터패밀리, 서울앵무새, 와와109 캐릭터와 콜라보한 상품 및 굿즈들을 함께 담았다.
편의점 GS25는 인기 애니메이션 ‘파워퍼프걸’과 협업한 차별화 세트 상품 35종을 선보였다. 빼빼로의 글로벌 엠버서더 뉴진스의 미니 2집 ‘겟 업(Get Up)’의 선공개곡 뉴진스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며 파워퍼프걸과 협업한 바 있다.
세븐일레븐은 1020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산리오캐릭터즈 ▲먼작귀 ▲도라에몽 등과의 콜라보 상품을 선보였다. 기획한 상품만 110종에 달하며, 다꾸족(다이어리 꾸미기족)의 소장욕구를 자극하는 먼작귀 커스텀 스티커세트도 판매한다.
편의점 이마트24에서는 카카오캐릭터 ‘춘식이’와 함께 차별화된 캐릭터 상품과 캐논 셀피 등 마케팅에 나섰다. 스트레스볼 키링, 무릎담요, 타포린백, 미니캐리어 등 굿즈가 포함된 기획세트 뿐만 아니라 춘식이 초코빼빼로·아몬드빼빼로 등 시즌 한정 상품들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지난해에도 이태원참사 등의 여파로 11월11일 빼빼로데이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만큼, 올해에는 반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며 어려운 시기 빼빼로데이가 국민들은 물론 기업들에게도 단비같은 이벤트가 되길 바란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