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11월 10일 데카르트, 세번의 ‘꿈’을 꾸다
2024-11-10 어기선 기자
데카르트가 꾼 꿈
첫 번째 cjt은 거리를 걷다가 거센 폭풍이 불어서 필사적으로 아무 건물로 들어갔는데, 마침 그 건물이 그가 다녔던 라플라슈 학교였고, 캠퍼스에는 그가 잘 아는 성당이 있었다. 데카르트는 그 성당으로 들어가려다가 아는 사람을 그냥 지나쳤다는 것을 깨닫고 그에 말을 걸기위해 발길을 되돌렸다. 하지만 거센 바람이 다시 성당 쪽으로 강하게 밀었고, 다른 지인과 만났고, 그 지인은 데카르트에게 어떤 사람이 외국에서 사온 멜론을 주기로 했는데 만날 수 있냐고 물어봤다. 그 상태에서 꿈에서 깼다. 두 번째 꿈은 방안에서 갑자기 날카로운 굉음이 들렸고, 천둥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자신은 안전한 방에 있었기 때문에 비바람 걱정은 하지 않았다. 세 번째 꿈은 데카르트가 책상에서 백과사전을 잡으려고 했지만 ‘시선집 (Corpus poetarum)’이라는 라틴어 제목이 붙은 또 다른 책을 발견했다. 이에 책을 펼치니 로마 시인 아우소니우스가 쓴 ‘이딜 XV’라는 시여서 시를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낯선 사람이 나타나 데카르트에게 다른 시선집을 내밀었고, 데카르트는 그 시선집을 잡으려고 했지만 책은 사라졌고, 백과사전이 다시 나타났다. 데카르트는 이 세 가지 꿈이 자신을 학문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라고 믿고 1621년 군인의 길을 포기하고 5년간 여행을 하면서 순수 수학에 몰두했고, 함수의 원리를 처음으로 개발했다.세 번의 꿈 그리고 제1철학에 관한 성찰
세 번의 꿈은 결국 데카르트가 철학자의 길을 걷게 만들었고, ‘제1철학에 관한 성찰’이라는 형이상학에 관한 저서를 발간하게 했다.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존재한다’는 명제를 만들어냈고, 이것이 근대철학의 시작이 됐으며, 근대과학의 출발점이 됐다. 만약 데카르트가 세 번의 꿈을 꾸지 않았다면 군인의 길을 계속 걸어갔을 것이고, 그에 따라 위대한 철학사상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데카르트는 철학적 논쟁을 ‘무엇이 참된가’에서 ‘내가 무엇을 확신할 수 있는가’로 바꿨다. 이것은 신에서 인간으로 그 철학적 사유를 바꾼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이 참된가’는 신의 영역이라면 ‘내가 무엇을 확신할 수 있는가’는 철저히 개인의 판단 즉 인간에 달려있다. 이는 ‘신 중심의 철학’에서 ‘인간 중심의 이성’으로 바꾼 계기가 된 것이다. 진리는 더 이상 신의 영역이 아니라 인간의 탐구 영역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