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오레오, 슈링크플레이션 그리고 질소과자

2024-11-13     어기선 기자
쿠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쿠키 과자 오레오가 미국에서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12일(현지시간) 오레오가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그 이유는 소비자가 오레오 쿠키 포장지를 뜯었다가 줄어든 크림 양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내용이었다. 오레오는 미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유에 적셔 먹는 쿠키이다.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크림의 양이 두 배로 들었다는 ‘더블 스터프 오레오’에 정상적인 양의 크림이 들었고 원래 버전에는 덜 들어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부는 크림이 쿠키의 가장자리까지 닿지 않는다고, 제품이 포장지의 그림과 다르다고 불평하고 있다. 하지만 오레오 제조사인 몬델리즈 측은 쿠키와 크림의 비율을 바꾸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이란

슈링크플레이션이란 영국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Pippa Malmgren)이 2015년 1월 SNS에서 코카콜라와 펩시가 음료 캔 크기를 줄여 교묘하게 가격을 인상한 것을 슈링크플레이션이라고 빗댄 것에서 파생됐다. 소비자들이 가격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가격 인상 대신 제품의 크기나 수량을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우회적으로 가격을 인상시키는 것을 말한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일간지에서는 베이커리에서 파는 빵 무게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고 보도하는 등 의외로 슈링크플레이션의 역사는 오래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질소과자’가 슈링크플레이션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있다.

질소과자

질소과자란 과자의 과대포장을 풍자하는 용어로 인터넷 상에서 유행하는 단어이다. 과자봉지에 본질인 ‘과자’는 거의 없고, ‘질소’만 채워진 것에 빗댄 별명이다. 질소과자가 탄생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슈링크플레이션의 일환이기도 한다는 분석도 있다. 즉, 가격 상승 효과를 제품에 반영해야 하는데 가격을 상승시킬 경우 소비자의 반발이 거세지기 때문에 과자 대신 질소 비중을 더욱 높이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질소과자에는 단순히 슈링크플레이션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질소충전의 이유이다. 대표적으로 감자칩인데 침 몽양이 제각각이고, 바스러지는 것이 쉽기 때문에 질수충전이 아니면 모양을 유지할 수 없다. 예컨대 프링글스와 같이 모양을 유지할 수 있는 장치가 아니라면 질소충전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단가가 높아지면서 내용량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슈링크플레이션이 일어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슈링크플레이션이 일어나게 된 또 다른 원인은 해외과자 수입을 무역장벽을 통해 가로막으면서 과자생산 대기업들이 과자를 생산하면서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과자시장이 사실상 국내 대기업의 독과점 형태가 되면서 슈링크플레이션을 일조했다는 평가다. 이런 이유로 대기업 중에는 과자회사는 ‘불황을 모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불황에서 아이들에게 과자를 먹여야 하고, 우리나라 과자시장은 국내 대기업의 독과점 형태이면서 해외 과자가 시장을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