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 경제리뷰] 선녀와 나무꾼
2023-11-13 어기선 기자
과거 흔했던 납치혼
납치혼은 결혼 상대를 납치해 결혼하는 것이다. 현대에는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불법이지만 과거에는 어느 정도 허용이 됐던 결혼방식이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납치혼은 어느 정도 서로 짜고 치는 경우가 많았다. ‘보쌈’의 경우에도 남자가 여자를 막무가내로 납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눈이 맞은 상태에서 ‘몇월 며칠 몇시에 납치를 하러 간다’고 미리 통보를 한다. 보쌈을 허용하는 이유는 남편을 잃은 과부가 재혼을 해야 하는데 성리학적 분위기에서는 재혼이 불가능하니 사회적으로 그것을 암묵적으로 허용하기 위해 남녀가 서로 눈이 맞으면 보쌈을 해서 결혼하는 것을 허락했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막무가내로 납치를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다른 나라의 경우 납치혼이 흔했다. 대표적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아예 신들이 인간 여성을 납치해서 결혼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많이 기록돼 있다. 그것은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주변 지역을 정복하고 해당 지역의 지배자를 굴복시켰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이른바 납치혼 혹은 약탈혼이 유행했던 이유 중 하나가 ‘결혼 지참금’ 문제 때문이다. 결혼을 하려고 하면 거액의 지참금을 내야 했다. 이런 이유로 약탈혼을 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몽골지역 특히 징기스칸 등이 살았던 중세시대에는 납치혼이 흔했다. 그것은 패배한 부족이 승리한 부족 밑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패배한 부족의 남성이든 여성이든 전리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