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막걸리 색깔의 비밀…초록색은 ‘수입산 쌀’
국내산 쌀 쓰더라도 ‘전통주’ 아닌 막걸리, 법 개정 지지부진
2023-11-14 박영주 기자
전통주 기준, 아직도 정리 안돼…법 개정 지지부진
그렇다면 수입산 쌀을 사용한 초록색의 막걸리는 전통주가 아니고, 국내산 쌀을 사용한 막걸리는 전통주라고 봐도 되는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둘다 ‘전통주’가 아니다. 현행 전통주법에 따르면, 국내산 쌀을 사용하지 않으면 전통주로 인정을 받을 수 없고 농민이나 농업회사 법인이 아닌 대기업이 만들면 이 역시 전통주로 인정받지 못하게 돼있다. 이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전통주라고 생각하는 막걸리나 일품진로‧화요‧백세주 등은 전통주가 아닌 것으로 돼있다. 오히려 가수 박재범의 ‘원소주’는 전통주 범주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원소주를 계기로 국민들의 인식과 전통주 기준에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난해 말에는 ‘전통주’라는 명칭을 어디까지 적용할 것인가를 놓고 정부 관계자들과 막걸리 업체들이 공청회까지 진행하며 활발한 논의를 이어갔지만 1년이 넘도록 이 문제는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전통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날로 늘어가고 있지만, 입법 현장에서는 어디까지를 전통주로 봐야하는지에 대한 문제조차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전통방식으로 제조를 이어가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정리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오히려 불이익을 보고 있다며 아쉬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입법예고 하고 9월에는 국회로 넘긴다고까지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지금까지도 마무리 되지 않았다. 다른 조세법 개정도 좋지만 먼저 이슈가 됐던 부분들을 빨리 마무리해야 주류현장에 혼란이 적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