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 걷기 예찬의 철학자로 니체와 칸트를 꼽는다. 니체는 한평생 질병에 시달렸고 나약해서 육체의 질병을 치유하고 동시에 사유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걷기로 삼았다.
니체는 태어날 때부터 약골로 평생 건강 문제(이질, 디프테리아, 두통)로 고통 속에 지냈다. 바젤대학에서 강의할 때 침대에 누워 지낼 때가 많았다.
결국 니체는 35살에 건강이 나빠져서 강의를 중단하고 스위스 제네바로 휴양을 떠나면서 걷기를 본격화했다.
니체는 “살아간다는 것은 떠도는 것”이라며 방랑 생활 속에 많이 걸었다. 니체는 “걷기를 통해 나오는 생각만이 어떤 가치를 지닌다. 철학은 철학자의 발끝에서 나온다" 고 말했다.
니체는 자면서도 꿈을 꾸며 창조적 무의식까지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걷기 덕분이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말했다》에서 “나는 방랑하는 자이자 산에 오르는 자다”라며 방랑 속에서 자신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니체는 “위대한 모든 생각은 걷기로부터 나온다”(All truly great thought are conceived by walking)했을 정도다. 니체의 걷기 예찬론에서 “걸으면서 구상하는 사람은 얽매인 데가 없어 자유롭다.” 걷기는 우선 일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자유를 주고 동안 걷다 보면 ‘안’과 ‘밖’이 확실하게 구분되지 않고 뒤섞이며 풍경을 천천히 소유하는 것처럼 느꼈다.
칸트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걸었다. 그는 혼자 산책하며 입을 꼭 다문 채 같은 길을 같은 시간에 걸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산책은 건강을 넘어 정신을 즐겁게 하고 사유의 폭, 나아가 영혼에 휴식을 제공한다고 믿었다. 그는 날씨가 좋든 안 좋든 걷는 문화인이라 할 수 있다.
덴마크의 철학자 키르케고르는 이렇게 고백했다. “내가 한 가장 훌륭한 생각은 걸으면서 얻은 것이다.” 오스트리아의 작가 토마스 베른하르트는 소설 《걷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걸을 때 두 다리만 움직이는 게 아니다. 정신도 같이 움직인다. 우리는 다리로 걷고 머리로 생각하지만, 또한 머리로 걷는다고 말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