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칼럼] 삶은 네트워트에 따라 달라진다.

2023-11-24 김진혁

[파이낸셜리뷰] 고대 그리스 죄를 지어 교수형에 처한 젊은이가 왕에게 죽기 전 연로하신 부모님께 마지막 인사를 해달라고 간청했다. 고민에 빠진 왕에게 사형수 친구인 다몬이 보증을 서겠다고 나섰다. "폐하, 제가 그의 귀환을 보증하겠습니다. 만일 친구가 돌아오지 않으면 제가 대신 교수형을 받겠습니다.” 왕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죄인이 돌아오면 죽을 텐데 과연 돌아오겠느냐?” 그러자 다몬은 단호히 말한다 "폐하, 제 친구로 신뢰합니다. 죽음보다 우정은 강합니다.” 왕이 외출을 허락했지만, 교수형 집행하는 날에 죄수는 돌아오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은 바보 같은 다몬의 어리석음을 나무랐고 우정을 저버린 죄인을 저주했다. 사형 집행 명령이 내릴 때 멀리서 누군가 달려오며 고함을 쳤다. “폐하, 제가 돌아오다가 풍랑을 맞아 제시간에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이제 다몬을 풀어주십시오. 사형수는 접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고 작별을 고했다. 이들을 지켜보던 왕이 큰소리로 외쳤다. "저 죄인의 죄를 사면하노라. 우정이 삶을 살렸다.” 미국 역사상 인간의 삶에 대한 최장기 연구 프로젝트인 ‘하버드대 성인발달 연구’의 로버트 월딩어 교수는 말한다.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은 사람들과의 질적인 관계에 달려있다. 인간관계가 만족하면 신체도 건강하다. 행복을 정하는 요인은 부, 명예, 학벌도 아닌 인간관계다. 이어서 월딩어 교수는 “외로움과 고립은 술과 담배만큼 건강에 해롭다. 원치 않는 고립에 빠진 이들은 중년에 신체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고 뇌 기능도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니콜라스 크리스타 키스 교수의 인적 네트워크가 건강에 미치는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약 ‘우리의 친구’가 비만해질 경우 앞으로 2~4년간 당신의 체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45% 높아진다. 또한 ‘우리의 친구의 친구’가 비만해져도 20%가량 체중이 늘어난다. 행복도 전염성이 높다. 행복한 사람에게 연결되어 있을 경우에는 참가자 자신이 행복해질 확률은 15%가량 더 높고, 친구의 친구가 행복할 경도 10% 더 높아진다. 장수하는 사람의 공통점은 친구의 수이다.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한 사람이 평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 중 가장 위대한 것은 친구다” 맹자는 “무슨 일이나 성취하고 성공하려면, 하늘의 때나 땅의 이를 얻는 것보다 인화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우정의 중요성을 말했다. 우정은 성공을 위한 골격이다. 훌륭한 대인관계 능력 없이는 장기적인 성공을 이룰 수 없다. 행복하고 싶다면 우정의 네트워크를 가져라. 어떤 친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다. 멋진 친구를 갖고 싶으면 우선 나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되면 된다. 우정은 거리의 시장에서 살 수 없다. 사랑을 담은 실천 만이 답이다. 참된 친구란? 환경이 좋고, 나쁨을 떠나 늘 함께 있어 주는 친구, 문제가 생겼을 때 함께 고민하고 해결에 앞장서는 친구, 마음이 아프고 괴로울 때 덥석 손잡고 위로해 주는 친구, 내가 실수해도 조금도 언짢은 표정을 짓지 않는 친구. 작은 물건이라도 기꺼이 나누는 넓은 가슴의 소유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