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리뷰] 파맛 첵스 사건 발생

2024-12-01     어기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2004년 12월 1일은 농심켈로그에서 자사의 시리얼인 첵스 초코 홍보를 위해 벌인 첵스초코나라 대통령 선거 이벤트가 발생한 날이다. 온라인 투표의 표심을 확인한 사건이면서 이벤트를 어떤 식으로 기획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첵스 홍보 위해

이날 농심켈로그는 첵스초코나라 대통령 선거 이벤트를 벌였다. 체키와 악당 캐릭터를 그려놓은 ‘파맛’의 ‘차카’를 대결하는 구도를 만든 것이다. 그해 12월 31일까지 더 많은 표를 얻은 쪽의 첵스를 생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악당 캐릭터 차카의 연설장면에는 아이들이 당황하는 효과음을 넣었고, 인터넷 투표 홈페이지에는 기호 1번 체키를 뽑아달라는 홍보를 대대적으로 했다. ‘파맛’을 어린이들이 싫어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농심켈로그의 의도가 다분히 들어간 이벤트였다. 아마도 기획단계에서 차카가 이길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웃긴대학 참전

문제는 웃긴대학 유저들이 참전을 하면서이다. 처음에는 ‘재미로 차카에게 표를 몰아주자’고 한 것이었다. 어린이들이 싫어하는 파맛을 생산시키게 하기 위해 누리꾼들은 차카에게 몰표를 주게 됐고, 결국 차카가 당선될 위기에 노힝게 됐다. 이에 다급해진 농심켈로그는 무효표를 걸러내기 위해 정보보안업체까지 동원해서 약 4만 7천표를 삭제하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카가 6천표를 앞섰다. 그러자 ARS 전화 투표와 롯데월드 현장 투표도 동원했다. 이후 ‘체키가 당선됐다’고 선언하면서 체키는 부정선거로 당선됐다는 것이 누리꾼들의 인식이 됐다. 그리고 차카는 ‘민주투사’로 둔갑했고, 체키는 ‘독재자’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 그러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차카를 위한 민주화 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인터넷 ‘밈’까지 만들었다. 그리고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이뤄졌다.

15년이 지나고

그렇게 사라지는 듯 했지만 15년이 지난 2020년 6월 17일 농심켈로그는 파맛 첵스 판매를 예고했다.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6월 17일을 민주화운동 기념일로 삼고 있다. 파맛 첵스 관련 홍보 영상에는 가수 태진아의 ‘미안 미안해’였다. 그리고 그해 7월 1일 결국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부정선거에 의해 체키가 당선된 것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은 계속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