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롯데‧SK, 3세 초고속 승진에 쏠린 ‘눈’
롯데그룹 신유열 상무, SK그룹 최윤정 팀장 일제히 승진
젊은 30대…핵심사업 ‘바이오’ 중심으로 3세 경영 신호탄
과거 대기업 3세 경영은 어땠나…이재용‧구광모‧정의선 등
2023-12-07 박영주 기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그룹 미래성장동력의 핵심인 ‘바이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데 이어, 이번에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팀장이 임원 승진을 앞두고 있다.
두 사람 모두 30대의 젊은 나이에 고속 승진하며 3세 경영의 신호탄을 쏘게 됐다.
일각에서는 빨라도 너무 빠른 ‘초고속 승진’이라며 우려의 시각을 내비치는가 하면 과거 3세 경영의 대표로 손꼽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 현대자동차 그룹 정의선 회장 등의 사례를 들며 3세 경영에 나선 이들이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38세의 신유열 상무는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한 이후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데 이어 공개석상에서 신동빈 회장과 동행하는 모습들이 포착된 바 있다.
그는 지난 6일 발표된 롯데그룹 정기임원인사에서 롯데지주 내 글로벌 및 신사업 전담 ‘미래성장실’의 실장을 맡게 됐다. 그룹 핵심 사업인 바이오 사업과 관련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한다.
34세의 최윤정 팀장은 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했다가 2019년 휴직해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생명정보학 석사과정을 거친 뒤 2021년 7월 복직했다. 휴직기간에 SK바이오팜 상장 기념식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월 글로벌투자본부 전략투자팀 팀장을 맡으며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고, 이번 정기인사에서 사업개발 관련 조직을 책임지는 임원으로 승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신유열 상무와 SK그룹 최윤정 팀장 두사람 다 재벌가 3세로, 양사 모두 바이오 분야를 핵심 사업분야로 손꼽는 만큼 이를 중심으로 한 경영수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신유열 상무는 2020년 입사 이후 3년여 만에, 최윤정 팀장은 2017년 입사 이후 약 6년(휴직기간 제외시 약 4년) 만에 임원으로 오르게 되면서 오너일가 ‘초고속 승진’의 사례로 자리하게 됐다.
재계 안팎에서는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상황들이 계속되면서 3세 경영의 시계 역시 예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빨라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일례로 대표적인 3세 경영 사례로 꼽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LG그룹 구광모 회장 등을 보더라도 임원을 달기까지 걸린 시간이 상당히 길었기 때문이다.
68년생으로 55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991년 12월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입사한 이후 약 12년 뒤인 2003년 1월에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 자리에 올랐다.
이후 2007년 삼성전자 전무, 2010년 COO 부사장‧사장을 거쳐 2012년 삼성전자 부회장 자리에 앉았다. 이후 전임 회장인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기 전까지 부회장으로만 10년을 있다가 2022년 10월에야 삼성전자 회장으로 올라섰다.
78년생으로 45세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한 이후 재경부문 과장, 미국 뉴저지 법인 과장‧차장, HE‧HA사업본부 부장 등을 거쳐 2015년에 LG시너지팀 상무에 이름을 올렸다. LG그룹 경영전략팀 상무를 맡은 것은 2017년의 일이다. 약 11년 만에 그룹 핵심 임원진에 진입한 셈이다.
70년생으로 53세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의 경우, 과거 ‘초고속 승진’의 대표사례로 꼽힌 바 있다.
그는 1994년 현대정공(現현대모비스)에 입사했지만 1년만에 퇴사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경영대학원에서 MBA코스를 밟았다. 이후 1999년 현대자동차 구매실장으로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뒤 2003년 현대모비스 부사장, 2005년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2009년 현대자동차 기획 및 영업담당 부회장을 거쳐 2020년 회장직에 올랐다.
사실상 입사 6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오른 것을 놓고 안팎에서 말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를 성공시키고 과감한 조직개편을 이끌면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다시 돌아와 롯데그룹과 SK그룹 장남장녀인 신유열 상무와 최윤정 팀장 역시도 최근 이뤄진정기인사 결과를 놓고 안팎에서 ‘초고속 승진’이라는 말들이 무성하다.
재계 안팎에서는 “원래 재벌가 자녀들이 임원 자리에 오르게 되면 다양한 해석들이 쏟아지기 마련”이라면서도 “결국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과 아니겠나. 성과를 내면 될 일”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