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브런치

2024-12-08     어기선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우봉식 원장이 의대 입학정원 증원 등 정부의 필수 의료 혁신방안에 반대면서 쓴 글이 엄마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우 원장은 최근 의협 계간지 ‘의료정책포럼’에 실린 필수의료 위기와 의대정원 시론에서 소아과 오픈런 현상에 대해 “젊은 엄마들이 일찍 진료를 마치고 아이들을 영유아원에 보낸 뒤 친구들과 브런치 타임을 즐기기 위해 소아과 오픈 시간에 몰려드는 경우도 있다”며 “소아과 오픈 때만 ‘런’이지 낮 시간에는 스톱”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 상당한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아이가 밤새 아팠기 때문에 밤새 돌보다가 아침에 문 열자마자 병원을 가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브런치는 오래된 단어

브런치는 아침과 점심 사이에 먹는 늦은 아침 식사를 말한다. 이는 기독교에서 주일(일요일) 아침에 점심식사를 조금 빠르게 먹는데서 유래됐다. 근대 이후 서양에서는 종교적 색채가 빠졌지만 산업혁명으로 인해 직장인이 7일 중 쉬는 날에는 늦게 일어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늦은 아침식사를 할 수밖에 없었고, 브런치라고 부른 것이다. 그리고 브런치는 1896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실렸다.

아점과의 차이점은

우리나라에는 ‘아점’이라는 말이 있다. 즉 아침과 점심 사이의 식사를 ‘아점’이라고 부른다. 아점이라는 단어는 1990년대 동화책 등에서 ‘브런치’를 ‘아점’이라고 번역하는데서 비롯된다. 아점이라는 말이 보편화된 것은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주말에 늦은 아침식사를 하게 되면서이다. 하지만 점차 브런치와 아점이 분리가 되기 시작했다. 아점은 아침과 점심 사이에 먹는 식사를 의미하지만 ‘한식’ 등으로 개념이 된 반면 ‘브런치’는 서구적인 느낌의 음식으로 한정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영화 ‘섹스 앤 더 시티’가 흥행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영화 속에서 멋진 여성들이 사교활동을 하면서 브런치를 먹고 과시하는 모습을 동경하면서이다. 하지만 브런치가 보편화된 것은 카페들이 브런치 메뉴를 내보이면서이다. 카페들이 브런치 메뉴들을 선보이면서 그에 따라 브런치라는 개념이 보편화됐다는 평가다. 브런치의 개념이 더욱 보편화된 것은 엄마들의 치맛바람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아이들의 입시전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아이들을 학교 등에 등교를 시킨 후 시험 정보 등을 교환하기 위해 엄마들의 모임이 만들어지고, 주로 카페 등에 모임을 갖다 보니 브런치를 먹는 경우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엄마들의 사교모임에 등장하는 것이 ‘브런치’라는 이야기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브런치는 ‘아점’과는 다른 개념의 식사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