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VS 컨슈머인사이트, 통계‧조사로 ‘고물가‧바가지’ 공방전
-컨슈머인사이트, 3박4일 여행비용... 국내 평균 33만원9천원, 제주 52만8천원 -제주도, 제주관광협회, “렌터카, 호텔 이용, 항공‧선박 비용 등 고려해야” -컨슈머인사이트, 해외 115만원7천원, 제주 52만8천원...‘제주 갈 돈이면 해외로“ -제주도, 제주관광협회, “고물가‧바가지 없는 글로벌 관광지로 재도약”위한 조례 마련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바다를 바라보며 오붓하게 힐링을 느끼는 시간, 자전거로 섬 주변을 달리는 레포츠, 그리고 한라산 등반과 맛집 투어, 호캉스 등 제주를 찾는 여행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제주 여행을 즐긴다.
그러나 이런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는 제주 여행의 이면에는 고물가‧바가지 등의 부정적인 시선들이 여행자들의 SNS와 여행비용 비교 조사 등을 통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제주도와 제주관광협회도 고물가‧바가지 등의 부정적인 내용들에 대해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면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여행 비용의 1.6배" VS "렌터카, 호텔, 항공 및 선박 비용 등 고려해야"
최근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는 “제주도 갈 돈이면 해외여행 간다? 사실은...”이란 보도자료를 통해, 여행지별 1인당 여행비용 비교 조사 자료를 배포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주례 여행형태 및 계획조사’를 통해 “지난 7년간 해외여행자는 여행경비(3박4일 기준)로 국내여행의 3배, 제주여행의 2배 이상을 지출해 왔다”라며 “흔히 ‘제주도 갈 돈이면 해외여행을 가겠다’고 말하지만 이것이 비현실적임은 모두가 알고 있다. 이 말의 속뜻은 ‘제주가 해외의 반값이라도 가고 싶지 않다’이며, 많은 사람이 이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올해(1월~10월) 3박4일 기준 여행자 1인당 지출금액이 제주 52만8000원, 해외 115만7000원으로 조사됐다”라며 “국내 여행지 전체 평균이 33만9000원(3박4일 기준 여행자 1인당 비용)이라며, 국내 여행 평균에 비해 제주도는 1.6배, 해외여행은 3.4배의 비용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제주도 가느라 1.6배 쓰는 것보다 해외 가느라 3.4배 쓰는 것이 낫다는 ‘불합리’한 여행계획이 많은 이의 공감을 얻고 있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두 차례에 걸쳐 ‘제주도를 가느니 해외여행을 간다’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제주도관광협회는 ‘2022년 국민여행조사’와 ‘제주 방문관광객 실태 조사’를 비교하며, “이동수단에서 제주도는 렌터카 이용이 대부분이며, 고비용의 호텔 이용율이 높고, 제주도를 찾기 위해 추가로 항공 또는 선박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비용이 추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관광협회가 제시한 자료를 살펴보면, 국민여행조사의 이동수단에서는 자가용 이용이 85.3%이지만, 제주도는 렌터카 이용이 77.8%이며, 숙박시설의 경우, 국민여행조사에서는 펜션이 32.6%, 호텔이 17.1%를 이용하지만, 제주의 경우 호텔이 56.7%, 펜션이 15.7%를 이용하고 있다. 또한, 제주도를 찾기 위해 항공 또는 선박을 이용할 때 드는 비용도 개별 여행객의 평균 지출 금액도 13만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렌터카 업체인 카모아의 예약 현황(6월~8월 지역별 렌터카 예약)을 분석한 결과를 제시하며, “제주도는 해당 기간 전체 렌터카 예약의 약 82%를 차지하며 높은 수요를 보였지만, 모든 지역이 전년과 비슷한 렌터카 대여료를 보이는 가운데 유일하게 제주도만 하루 평균 렌터카 대여료는 약 5만 2천원으로 전년 동기간 약 8만6천원 대비 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물가‧상도의 전국 최하위 VS 소비자 물가 전국에서 가장 낮아
컨슈머인사이트는 “’21년과 ’22년의 여행비용 변화를 비교하면서 국내와 해외가 모두 3% 증가한 반면 제주도는 타 여행지의 4배가 넘는 14%를 기록했다”고 밝히며, 2022년 9월 자체 조사한 ‘여름휴가 여행조사’ 자료를 인용하며 “제주도의 ‘물가‧상도의’ 평가에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해 현재의 상황을 예견케 했다”고 진단했다.
또한, ’23년은 소비자가 지갑을 닫고 초긴축 여행으로 돌아섰음에도 제주도는 나 홀로 ’21년 비용 수준 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물가‧상도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불명예를 쓰고, ‘그 돈이면 해외로 갈’ 여행지라는 오래된 오명을 다시 불러들이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관광협회는 통계청의 ‘2023년 3/4분기 지역경제 동향’ 자료를 인용하며, “제주도의 소비자 물가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2.0% 증가(평균 3.1%)와 서비스업 생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이 감소한 –1.9%를 기록했다”며 “올 한해 고비용, 바가지 등 제주관광과 관련된 부정적인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도내 관광사업체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한 “1달러당 150엔을 넘어서며 엔화 가치는 3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제주를 향하던 내국인 관광객 수요가 지속적으로 해외로 발길을 돌리면서, 2023년 9월까지 내국인 관광객 수는 9,610,307명으로 전년 대비 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반적인 소비 지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이라고 말했다.
제주관광협회는 “제주도의회는 지난 9월 22일 본회의에서 ‘제주특별자치도 공정관광 육성 및 지원 조례 일부개정안’을 가결하여 공정관광 육성계획의 수립, 공정관광위원회의 기능 및 지원사업에 관광지 물가안정, 미풍양속 개선, 물가 실태조사 등에 관한 사항을 다룰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여행 공공플랫폼‘탐나오’를 통해 연말연시 제주관광의 내국인 수요 창출을 위해 관광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대대적인 할인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