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삼성전자와 스와치그룹 간의 상표권 침해 소송이 사실상 스와치 측의 승리로 마무리 됐다.
지난 2022년 1심 판결에 이어 현지시간으로 지난 15일 런던항소법원까지 삼성 측의 항고를 기각하면서, 스마트워치 시계 화면을 둘러싼 상표권 분쟁은 삼성전자의 패배로 끝나는 분위기다.
/사진=연합뉴스
양측의 소송은 2019년부터 본격화됐다. 현지시간으로 2019년 2월22일 스위스 시계업체 스와치는 삼성전자의 ▲기어 스포츠 ▲기어S3 클래식 ▲기어S3 프론티어의 시계화면(워치페이스)이 스와치 디자인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삼성전자 북미 법인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스와치는 “삼성전자 스마트워치의 시계화면 디자인 중 30개 이상이 자사 디자인과 비슷하거나 완전히 같다”며 “마치 삼성과 스와치가 협력관계라고 소비자가 오인하게 만들 수 있어 소송을 제기했다”고 사유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스와치가 요구한 손해배상금은 1억 달러. 현재 한화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3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스토어를 통해 고객들이 스마트워치에 내려받을 수 있는 시계화면을 제공하고 있었는데, 상표권 침해가 의심되는 문제의 디자인들은 삼성이 아닌 제3의 개발자가 만든 것이며 해당 시계화면을 상업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제3의 개발자가 상표권 침해가 의심되는 디자인을 만들어 갤럭시스토어에 올린다고 해서 삼성이 이를 통제하긴 어렵다”며 “개발자가 시계 화면을 갤럭시스토어를 통해 판매한다고 해당 온라인 플랫폼(갤럭시스토어)이 판매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한 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는 상표권 침해 문제가 발생한 일부 시계화면 디자인을 삭제하고 갤럭시스토어의 스페셜서비스 약관을 바꾸는 등 조치에 나섰다.
기준에는 기존에는 개발자들이 지적 재산권에 관한 엄격한 견제나 균형 없이 시계모드를 게시할 수 있었지만 지적 재산권 위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시계모드 등록 정책을 ‘개방형 폐쇄 판매자(open seller to closed seller)’로 변경한 것이다.
1심 법원에서는 2015년부터 2019년 사이 삼성 스마트워치 전용으로 설계된 30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스와치의 상표 중 23개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항소 절차를 밟았지만, 최근인 지난 2023년 12월15일 런던항소법원은 삼성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똑같이 스마트워치 전용 시계화면이 스와치 상표를 무단으로 도용했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고객이 개인적인 사용을 위해 구매했다는 삼성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운영자는 알고 있는 사실이나 상황을 참조해 불법성을 식별했어야 하며 통지 및 게시중단 절차의 존재 자체가 방어 수단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스와치그룹이
스와치그룹은 항소심 판결 이후 홈페이지에 ‘SWATCH GROUP WELCOMES UK COURT DECISION AGAINST SAMSUNG WATCH FACES(스와치그룹은 삼성 워치페이스에 대한 영국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스와치그룹 공동 최고 법률 책임자(CLO)인 Mireille Koenig는 “스와치그룹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형태의 상표권 침해를 살펴본 이번 판결에 만족한다”며 “법원이 우리의 상징적인 시계 브랜드의 독점성과 가치를 보호하는 올바른 판결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한편, 스와치그룹은 오메가‧론진‧티쏘‧스와치‧브레게‧해밀턴‧미도 등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티쏘‧스와치 등을 중심으로 애플워치와 갤럭시워치에의 대항마로 스마트워치를 선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