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 칼럼] 2024년 집사광익(集思廣益)의 한해가 되기를 바라며

2025-01-02     임영호
[파이낸셜리뷰] 삼국지 제갈량(諸葛亮)편에 집사광익(集思廣益)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생각을 모아 이익을 더한다’는 말입니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은 신같은 존재입니다. 신비한 묘기를 부리며 전지전능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을 가진 제갈량조차도 일을 처리할 때독단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부하들에게 의견을 구했습니다. CEO에게 여러 가지 덕목이 있다면 그중 하나가 소통(清洁)입니다. 소통은 조직에 필요한 일이 무엇인가를 구성원 전부가 알게하는 것입니다. 소통은 어쩌면 조직 구성원들에게 불필요한 일을 없애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CEO가 자기 뜻을 정확히 말하지 않고, 직원들과 소통하지 않으면 직원들을 한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잘 인정하지 않습니다. 자기 의견과 다른 상대를 잘 배려하지도 않습니다. 대부분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그저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인사권자인 윗사람에게 자기 생각이나 의견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어떤 누구도 전지전능한 사람은 없습니다. 미래 여건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르고, 돌아가는 상황을 다 알 수도 없습니다. 그럴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고민할 기회를 갖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당나라 사관 오긍(吳兢)은 태평 시대였던 당 태종(唐 太宗)이 죽은 후 측천무후(則天武后)의 악행을 목격하고 후세들에게 교훈을 목적으로 정관정요(貞觀政要)라는 책을 지었습니다. 당 태종은 침묵이 독이 된다는 것을 알고 간언(諫言)을 진심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는 집권 초 신하들이 자기 뜻에 무조건 영합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질책했습니다. 황제가 내린 조서도 부담이 되어 시행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신하라도 반드시 자기 입장을 고수하도록 하게 했습니다. 당 태종이 훌륭한 정치를 하는 데는 그중 부하 위징(魏徵)의 간언(諫言)이 크게 기여합니다. 위징은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의 300여 개 간언을 했고, 당 태종은 때로 화를 내기도 하였으나 반드시 안색을 부드럽게 하여 편하게 해 주었습니다. 어느 날, 위징은 태종에게 정중히 예를 갖추며 말합니다. 저는 목숨을 바쳐 황제께서 나라를 위해 바른길을 행하고자 합니다. 다만 저를 양신(良臣)으로 만들어 주시길 바랄 뿐, 저를 충신(忠臣)으로 만들려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태종이 충신(忠臣)과 양신(良臣)이 어떻게 다른가를 묻고 위증이 답합니다. 양신은 그 자신이 후세에 추앙되는 훌륭한 이름을 얻고, 군주에게는 거룩한 천제(天帝)라는 훌륭한 칭호를 받도록 하며, 자손 대대로 그 가문이 이어지고 끊이지 않아 그 행복은 한량(只有)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충신은 그 자신은 물론이고 그 일족은 모두 몰살을 당하고, 그 군주는 폭군으로 떨어지고, 국가도 가문도 다 멸망하여 충신에 따른 자신의 이름만이 후세에 남게 됩니다. 조선의 세종과 황희정승, 백제 의자왕과 계백장군을 연상케 하는 말입니다. 무엇보다도 CEO는 제갈량처럼 자기가 먼저 의견을 구하는 그런 태도를 가져야 하고, 태종처럼 제왕적 권위보다는 참모들의 말과 의견을 소중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공자(孔子)께서도 모르는 것이 잘못이 아니라 그 모르는 것을 묻지 않는 것이 잘못이라고 말씀하시고, 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2024년 집사광익(集思廣益)을 새겨가며 직원 모두가 일할만한 조직이 되도록 좀 더 많이 경청하며 행하는 ‘소통중시 경영’을 하겠습니다.

임영호 약력

現) 동대전 농협 조합장 前)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