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대 그룹 신년사 핵심 키워드는 ‘성장’...경기회복 기대감 반영

반도체 등 신성장동력 따른 경기 회복 조짐 CEO스코어, 2022~2024년 10대 그룹 신년사 키워드 조사

2024-01-03     최용운 기자
10대
[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올해 국내 10대 그룹사 신년사의 핵심 키워드에 ‘성장’이 가장 많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침체기에 있었던 글로벌 경제상황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10대 그룹의 ‘2024년 신년사’에 쓰인 단어들의 빈도 수를 조사한 결과, ‘성장’이 38회 언급돼 가장 많이 거론된 키워드로 뽑혔다고 3일 밝혔다. 전쟁, 미국과 중국의 갈등 확대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가중됨에 따라, ‘글로벌(세계)’과 ‘변화’가 상위권을 유지한 반면, 전 세계적인 경기 후퇴 여파로 지난해 신년사에 많이 사용됐던 ‘위기’는 올해 키워드 톱10에서 밀려나 19위에 랭크됐다. 신년사에 ‘성장’을 언급한 빈도 수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최근 3년 간 신년사에서 ‘성장’을 사용한 순위는 ▲2022년 공동 5위(28회) ▲2023년 3위(39회) ▲2024년 1위(38회) 등으로 나타났다.  불황을 이어오던 반도체를 비롯해 배터리, 스마트폰 등 전기·전자·IT 관련 업종이 점차 회복세로 전환됨에 따라, 올해 ‘성장’을 강조한 기업들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신년사에서 ‘성장’을 가장 많이 사용한 그룹사는 포스코였다. 포스코는 최근 3년 간 내놓은 신년사마다 ‘성장’을 최다 언급했다. 장기화하고 있는 철강 업황 부진을 딛고 새로운 도약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세계)’과 ‘미래’가 ‘성장’에 이어 총 35회로 공동 2위에 올랐다. 고객(30회), 변화(26회), 친환경(22회), 가치(22회), 환경(20회), 지속(20회), 혁신(19회)이 뒤를 이었다. ‘글로벌(세계)’의 순위는 지난해 공동 9위에서 무려 7계단이나 높아졌다. 잇따르는 전쟁, 미·중 마찰 등 글로벌 난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변화를 주문한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 경영 리스크 극복 방안으로 신년사에 ‘미래’와 ‘고객’ 키워드를 사용한 기업들도 많았다. ‘미래’·‘고객’은 올해 신년사 사용 빈도 순위 공동 2위와 4위에 랭크됐다. 특히 고객 가치를 최고의 경영 기조로 내세우고 있는 LG그룹은 최근 3년 모두 신년사에 ‘고객’을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를 키워드로 언급한 대기업은 삼성, 포스코, 한화 등으로 확인됐다. CEO스코어는 이번 조사 대상으로 국내 10대 그룹에서 발표한 신년사 전문 또는 보도자료 내 주요 키워드를 발췌해 분석했다고 전했다. 삼성의 경우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신년사로 대체했고, 현대자동차는 신년사를 3일 발표하는 탓에 올해 키워드 조사에선 제외됐다. 일반 그룹과 성격이 다른 농협을 대신해 재계 11위인 신세계가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