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칭따오’ 오줌논란과 NO재팬 ‘아사히’

2025-01-17     박영주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맥주시장 내에서 중국이 지고 일본이 뜨는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17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맥주 수입량은 전년 대비 4.3% 늘어난 23만8696t으로 집계됐다. 와인‧위스키 열풍 속 다소 시들했던 수입맥주를 향한 인기가 다시금 고개를 드는 양상이다.  특히 변화가 포착된 부분은 맥주 수입국 순위다.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9년 ‘노노재팬’ 운동의 영향으로 추락했던 일본맥주의 위상이 다시금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본 맥주의 수입량 추이를 보면 노노재팬 운동이 있기 전인 2018년에는 8만6676t이었지만, 해당 운동이 시작된 2019년에는 4만7330t으로 반토막이 났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2020년 6490t, 2021년 7751t 등으로 1만t도 넘기지 못했다. 
 
하지만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며 노노재팬 열풍이 사그라들고 일본 정부와의 스킨십이 늘면서 덩달아 일본 맥주 수입량도 회복돼 2022년 수입량은 1만8940t까지 회복됐다. 그리고 2023년 기준으로 수입량이 6만6882t을 찍으며 일본이 수입맥주 국가 순위로 1위 자리를 재탈환 했다. 

반면 중국맥주 수입량은 최근 불거진 칭따오 오줌논란 등의 영향 탓인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맥주 수입량은 노노재팬 열풍이 불던 2019년 한때 5만8233t까지 치솟았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2020년 4만3033t, 2021년 4만8228t, 2022년 4만6504t 등 꾸준히 수입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급감해 3만7349t을 기록하며 3위까지 밀려났다.  칭따오 맥주를 중심으로 불거진 오줌논란 여파로 중국맥주 수요가 주춤하는 사이를 아사히 등 일본 맥주가 치고 들어온 모양새다.
/사진=연합뉴스

#2019년 노노재팬 열풍 

노노재팬으로 불렸던 일본상품 불매운동은 2019년 7월경부터 시작됐다.  당시 대한민국 대법원에서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기업인 ‘일본제철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강제징용 소송 배상 판결에서 원고승소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식민지배를 합법으로 본 일본판결과는 정반대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이라고 본 것이다.  이후 일본 경제상업성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소재에 대한 일방적 수출규제에 나섰다. 표면적 이유는 ‘국제평화와 안전유지를 위해서’로, 보복성 조치가 아니라는 것이 일본 측 입장이었지만 기존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돼있던 우리나라는 배제됐다. 그 결과 반도체 소재 3개 품목(감광액, 패널용 필림, 불화수소) 등에 대한 수출규제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이에 반발해 국내에서 일본 제품은 사지도 않고 일본 여행은 가지도 않는다는 ‘노노재팬’ 운동에 불이 붙었다.  주류업계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단연 ‘아사히 맥주’였다. 노노재팬 열풍 속 유니클로 뿐만 아니라 아사히‧기린맥주 등 일본 브랜드들이 줄줄이 불매운동의 표적이 됐고, 기업들은 일본과의 거리두기를 하느라 진땀을 빼야만 했다.  한때 편의점 등의 ‘4캔 할인행사’에 힘입어 영향력을 키워간 일본맥주였지만, 분노한 여론에 수그리듯 편의점‧마트 등에서는 ‘저희 매장에서는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붙였고 라멘‧돈부리 등 일본 음식을 판매하는 업소도 ‘저희는 일본산 식자재를 쓰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붙였다. 회사 지분 등을 이유로 롯데‧다이소‧쿠팡 등 다양한 기업들이 표적이 되기도 했으며, 노노재팬이라는 사이트에 리스트가 공유되기도 했다.  현재는 노노재팬 열풍이 사그라들었고, 정권이 바뀐 이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노노재팬 사이트 역시도 서비스가 종료됐다.
/사진=웨이보

#2023년 오줌맥주 논란

2023년 10월경에는 칭따오 맥주를 중심으로 위생논란이 불거졌다.  중국의 대표 SNS 웨이보에는 맥주공장에서 작업복을 입은 남성이 맥아 보관소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퍼졌다. 문제의 공장이 중국 최대 맥주 브랜드 중 하나인 칭따오의 제3공장인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파만파 번졌다.  부랴부랴 칭따오 수입사인 비어케이가 해명글을 통해 “해당 공장은 중국 내수용 공장”이라며 국내에 수입된 맥주와는 관련이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을 되돌리기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해당 논란은 칭따오 맥주 매출에 큰 타격을 입혔고, 실제 수입량도 줄어들었다. 칭따오 맥주 수입사인 비어케이가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나섰다는 소식이 업계에 전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