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지방병원 의료자문 무시 롯데손보, 사모펀드 JKL ‘빅 픽쳐’?

롯데손보 의료자문 실시율 및 보험금 부지금율 타보험사 대비 압도적 높아 대주주 사모펀드 JKL파트너스 롯데손보 매각 추진 중... 고매각가 논란

2024-01-26     최용운 기자
롯데손해보험
[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롯데손해보험(롯데손보)이 높은 혜택을 제시하며 보험상품을 팔고서는 정작 보험금 지급 시에는 의료자문을 통해 거절하는 과정에서 꼼수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일어 논란이다. 26일 MBN 보도에 따르면 롯데손보 상품에 계약한 보험가입자가 뇌혈관질환으로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롯데손보가 제3의 의료기관의 의료자문을 통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가입자는 롯데손보가 지급을 거부하고 의료자문에 필요하다고 해서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다시 진단을 받았지만 본사와 직접 협의한 병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정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병원의 진단을 거부한 사례는 이 외에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 내부직원에 따르면 대구 등 경상도 지역에서 의원급이나 중소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보험금 지급이 거부되고 의료자문을 넘어가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진단에 대해 중복 가입한 다른 보험사에서는 문제없이 지급되지만 롯데손보는 의료자문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고, 자문도 지방병원이 아닌 서울지역 병원만 고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롯데손해보험 측은 “특정지역이나 병원을 배제하는 업무 지침을 운영한 바 없고, 실제로 최근까지 해당 지역 병원에서 의료자문을 진행한 사례가 있다"면서 이와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계약자와 내부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롯데손보는 지방병원의 진단은 인정하지 않고 서울지역 병원만 인정하고 있는 사례가 확인된다. 진단비가 청구 시 롯데손보의 의료자문 건수 뿐만 아니라 보험금 지급 비율도 타 보험사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1천만원 수준이었던 손보사들이 뇌혈관질환 진단비가 보험사 간 과열경쟁으로 2~3천만 원까지 올랐는데, 롯데손보는 대구지역 보험 대리점을 통해 5천만 원까지 올린 상품을 출시해 불티나게 팔렸다고 한다. 무리한 진단비 경쟁으로 보험상품을 팔고난 후 보험금 청구 건수가 늘어나자 보험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로 지방병원 진단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러한 의혹을 반증하는 수치가 확인됐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업계 9위 수준의 롯데손보가 진행한 의료자문 실시율을 0.11%로 5대 보험사 평균 0.08%를 크게 상회한다. 또, 의료자문 후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부지급율도 5대 보험사 평균인 7.36%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11.86%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롯데손보 관계자는 ”롯데손보는 가입자들에게 서울병원만 된다고 말한 손해사정사는 용역을 맡긴 외부업체 직원으로, 본사에서 그런 방침을 내린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손보의 이와 같은 행태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지난 2019년 롯데손보를 사들인 뒤 단기간에 몸집을 불리기 위한 노림수로 과열 경쟁을 벌인 게 발단이 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롯데손보의 주식지분은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77%, 호텔롯데가 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주식 지분율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회사명에 롯데라는 상호를 사용하지만 단순 지분투자 외에 롯데그룹과는 무관한 회사다. 실제 롯데손보는 지난해 10월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을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의 현 시가총액은 7700억원 수준인데 예상 매각가는 이보다 훨씬 높은 2조원 대 이상으로 추정돼 고가 매각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예상 매각가 2조7000억~3조원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다소 높은 수준"이라며 "주요 손해보험사 밸류에이션 평균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약 50~85%로 가정해 적용해보면 대략적 가격은 1조2000억~2조원 수준 정도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예상 매각가격과 시장에서 보는 가격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본지는 롯데손보 측의 입장을 듣고자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26일 16시 40분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