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헝다그룹

2025-01-30     어기선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碧桂园·에버그란데)가 결국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청산 명령을 받았다. 홍콩 고등법원은 헝다 청산을 요청하는 채권단 청원을 승인했다. 홍콩 법원의 청산명령 직후 홍콩 증시에서 헝다 주식은 거래 정지됐다. 임시 청산인이 헝다 경영권을 인수하고 부채 구고조정 및 자산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청산 절차를 밟을지는 미지수다. 그것은 홍콩 법원이 중국 정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중국 정부가 청산을 막아버린다면 홍콩 법원이 청산 명령을 내렸다고 해도 실제로 청산이 될 가능성은 낮다. 다만 이번 청산 명령이 중국 부동산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최근 고도 성장을 하면서 부동산 경기가 붐을 일으켰지만 그 부동산 경기 붐이 부메랑이 돼서 중국 경제를 갉아먹는 존재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6.3%로 중국(4.6%)을 크게 앞질렀다. 그것은 중국의 경제가 점차 침체기를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채만 360조

헝다그룹은 부채만도 360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헝다그룹은 부동산 개발 등으로 자산 가치가 부풀려지면서 성공신화를 이뤄낸 것처럼 외부에는 비쳐졌다. 그러던 것이 2021년 9월 18일 헝다그룹이 부채 이자를 갚지못하면서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러면서 그해 헝다그룹이 사실상 파산상태라는 보도가 쏟아졌다. 결국 쉬자인 회장이 본인 지분을 매각하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파산 소문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2023년 8월 17일 미국 뉴욕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법 15조(챕터 15)에 따른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문어발식 확장

헝다그룹이 우리나라 대우그룹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것은 차입경영과 문어발식 확장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2020년부터 부동산 기업에 대한 대출 규제를 하면서 헝다그룹이 자금난에 시달려야 했다. 게다가 시진핑 정부는 공동부유론을 내걸면서 헝다그룹은 그야말로 몰락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이번 헝다 사태가 과연 우리나라의 한보 사태와 같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인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이 될지 여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