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리뷰] ‘홀로서기’ 실패?...안타까운 신세계건설, 내부거래 다시 늘어나

내부거래 의존율 축소추세, 주택건설 부실여파로 지난해 31.8%로 다시 증가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합병 효과로 재무구조 개선했으나 부채비율 356%로 여전히 높아

2024-01-30     최용운 기자
신세계건설
[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이대로 홀로서기 실패하나? 수 년 동안 사업확장으로 그룹사 내부거래를 줄여오던 신세계건설의 그룹사 의존도가 다시 높아졌다. 대주주인 이마트 및 스타필드 등 계열사 일감 의존도가 높았던 신세계건설이 주택 브랜드 빌리브로 아파트, 오피스텔 등으로 추진해 온 사업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국내 부동산 시장 불황에 따른 미분양과 최근 닥친 유동성 위기로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의 지난해 3분기까지 발생한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 금액은 3686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 1조1600억원과 비교했을 때 내부거래 비중도 31.8%로 2022년 21.2%보다 10.6%p 늘어난 수치다.
신세계건설
신세계건설의 내부거래 금액은 지난 2018년 6772억원에서 2019년 5664억원, 2020년 4924억원, 2021년 4098억원, 2022년 3042억원으로 매년 줄여왔다. 이의 영향으로 내부거래 비중도 2018년 62.5%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가 2019년 55.7%, 2020년 51.5%, 2021년 32.6%로 매년 줄어들다가 2022년 21.2%로 5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반면, 주택 브랜드 빌리브를 중심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사업을 확장하며 그룹사 이외 매출은 2018년 4070억원에서 2022년 1조1281억원으로 5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그룹사의 후광에서 벗어나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종합건설사로 도약을 앞둔 상황에서 지난해 내부거래가 다시 증가하게 된 것이다.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신세계건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내부거래 규제대상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 규제대상은 총수일가 지분 20% 이상인 회사 또는 이 회사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와의 거래가 일정 규모 이상일 때를 기준으로 한다. 신세계건설의 최대주주는 70.46%의 지분을 보유한 이마트다. 신세계건설은 1991년 설립된 신세계그룹 건설 계열사로 대주주인 이마트가 전국적으로 대형마트 사업을 확장하는 고속성장기에 마트 및 물류센터 건축 등을 도맡아 왔다. 그룹의 후광에 힘입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바탕으로 이후 복합상업시설, 아파트, 오피스텔, 업무시설 신축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지난 2000년 시공능력평가 125위에서 지난해 32위로 중견 종합건설사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내부거래 비중확대와 더불어 최근 사업연도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신세계의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수익성 저하로 9월말 누적기준 영업현금흐름이 -17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민간 프로젝트 기성 진행에 따른 공사미수금 증가 등으로 운전자본부담도 확대되며 잉여현금흐름은 -1842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현금흐름이 저하된 가운데 유동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 자금 조달 등으로 총차입금 규모는 2022년1125억원에서 지난해 9월말 3785억원까지 증가했다. 또, 대규모 당기순손실에 따른 자본 감소로 부채비율도 2022년말 265.0%에서 지난해 9월말 470.0%로 증가하며 재무부담도 가중됐다. 2022년말 기준 부채비율 265.0% 200%p이상 급격하게 증가한 수치다. 최근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잇는 태영건설의 부채비율 478.7%와도 유사한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이와 같이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신세계건설은 지난 25일을 기일로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 합병했다. 공시에 따르면 합병 후 부채비율은 365.3%로 여전히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300%을 크게 상회한다. 합병 효과로 2월 초 약 650억원 규모의 자금이 확충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룹사의 지원으로 금융권과 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에 2천억원의 사모사채를 발행해 상반기 중 만기 도래 예정인 약 2천억원 규모의 보증채무를 해결을 위한 급한 불은 끈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경기 악화에 따라 미분양, 공사미수금 등 유동성 리스크가 촉발되면서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야심차게 시작한 신세계건설의 자체 사업확장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안타까운 면이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그룹사의 일감은 어려운 시기에 가뭄에 단물과 같은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