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리뷰] 신세계건설, 스타필드 등 일감 몰아주기 규제받나

대주주 이마트의 신세계건설 지분 50% 초과하며 내부거래 규제대상 해당될 듯 창원·청라·동서울·광주 등 스타필드 및 화성 테마파크 등 조단위 사업 수주 변수

2025-01-31     최용운 기자
신세계건설
[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앞으로 신세계건설의 그룹 계열사 건설 수주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대주주인 이마트가 보유한 신세계건설의 지분율이 50%를 넘어서면서 향후 공정거래법 상 내부거래 규제대상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전날(30일) 대주주인 이마트의 신세계건설 지분이 기존 42.71%에서 70.46%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와 같은 지분율의 변화는 이마트가 100% 지분을 보유한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 신세계건설의 합병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미분양 및 공사미수금으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 해결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방편 중의 하나로 지난 25일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의 합병을 단행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이마트의 지분율이 공시내용과 같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마트의 신세계건설 지분 상승으로 내부거래 규제대상 될 듯

신세계건설에 대한 이마트의 지분율 증가는 공정거래법 상 내부거래 규제에 해당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향후 신세계건설이 그룹 계열사의 공사 수주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룹사를 통한 안정적인 일감이 사라지게 되면 신세계건설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사업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숙제가 생기게 된다. 다만, 고금리 등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건설업계가 불황으로 어려운 요즘과 같은 환경에서 신세계건설이 어떻게 숙제를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는 국내회사는 특수관계인(동일인 및 그 친족)이 발행주식총수의 20% 이상의 주식을 소유한 회사 또는 그 회사가 50%이상의 주식을 소유한 자회사와의 거래가 일정 규모 이상일 때는 내부거래 규제대상이 될 수 있다. 이마트의 지난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정용진 부회장과 정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18.56%, 10.00%로 나타났다. 두 사람의 합계 지분율은 28.56%로 공정거래법에서 규정하는 특수관계인 지분율 20%를 넘어선다. 여기에 이마트의 신세계건설 지분율이 42.71%에서 70.46%로 변경되면서 50%를 훌쩍 넘어서게 됐다. 공정거래법 상 규제대상이 되는 내부거래 규모는 거래금액 합계가 연간 200억원을 넘거나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규모가 12%를 넘어설 경우다.

본지가 30일 보도한 ‘[재무리뷰] ‘홀로서기’ 실패?...안타까운 신세계건설, 내부거래 다시 늘어나‘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신세계건설의 그룹사의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 금액은 3686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31.8%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공정거래법에서 규정하는 연간 거래규모 200억원과 내부거래 비중 12%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신세계건설
신세계건설은 최근 오픈한 스타필드수원을 포함한 스타필드청라,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사이먼 등 복합쇼핑몰, 대형마트, 아웃렛 등 그룹 내 대규모 공사를 도맡아왔다. 스타필드수원 한 곳만 하더라도 총 수주액 4250억원으로 규모가 상당하다. 지분율 변화에 따라 내부거래 규제대상에 해당하게 됨에 따라 신세계건설은 향후 그룹사의 대규모 공사수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화성 국제테마파크 등 그룹 대형프로젝트 예정돼 있지만

문제는 신세계건설이 2년 연속 적자가 예정된 상황에 재무구조도 악화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계열사 사업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진퇴양난‘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2022년 12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3분기 누계도 902억원의 영업적자를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부채비율도 2022년말 기준 265%에서 지난해 3분기말 기준 470%로 높아지면서 재무구조도 급격히 악화된 상황이다. 다만,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 합병을 통해 부채비율은 356.3%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2030년까지 스타필드 사업에 4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2026년 창원부터, 청라, 동서울, 광주에 차례대로 스타필드를 오픈할 예정이다. 여기에 예상 도급금액 3조원에 달하는 화성 국제테마파크 등 계열사 대형 프로젝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과거와 같이 신세계건설이 모든 공사를 수주하면 외양성장과 재무구조 개선에 크게 기여할 사업들이다. 내부거래 규제대상이라는 공정거래법이 신세계건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내부거래 규제 해결방안은?

공정거래법 내부거래 규제를 벗어나고 예정된 그룹 계열사의 대규모 프로젝트라는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신세계건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일각에서는 내부거래 규제를 벗어날 해결책으로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나 대주주인 이마트의 지분율을 변경하는 방법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용진부회장과 이명희회장의 지분율 합계를 20% 아래로 낮추거나 ▲이마트가 보유한 신세계건설 지분을 50% 아래로 변경하기 위한 지분매각이 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신세계건설의 내부거래 금액을 연간 200억원 아래로 낮추거나 ▲내부거래 비중을 12% 아래로 낮추는 방안도 있다. 12% 아래로 낮추기 위해서는 그룹사 일감과 무관한 주택브랜드 빌리브를 포함한 아파트, 오피스텔 등 외부 일감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하는데 요즘과 같은 불황기에 단기적으로 신축사업을 확대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