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리뷰] 영업이익 182% 증가…‘교촌치킨’ 대주주 웃고 직원 울고

2025-02-19     박영주 기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최근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치킨업계에서는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드라마틱한 영업이익 상승률이 화제가 됐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82%’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2022년도 영업이익이 –78% 고꾸라진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최근 3년간 교촌에프앤비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보면 ▲2021년 409억6200만원 ▲2022년도 88억4000만원 ▲2023년 249억2400만원 등으로 흡사 ‘롤러코스터’를 연상케한다.  182%라는 영업이익 상승률과 관련해 교촌에프앤비는 “외적 성장보다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경영으로 영업이익을 회복한 것”이라 강조한 바 있다. 

통상적으로는 영업이익이 증가하면 그만큼 매출액 증가도 동반되는 등 실적개선에 따른 영업이익 상승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교촌에프앤비의 연결기준 매출액을 보면 2021년 5076억2800만원, 2022년 5174억5700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가 2023년 4449억9200만원으로 14% 가량 감소했다. 182%라는 드라마틱한 영업이익 상승에도 교촌이 웃을 수 없는 이유다. 

교촌에프앤비의

영업이익 암흑기 2022년, 교촌에 어떤 일 있었나

매출과 상관없이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거나,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의 변동폭이 컸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는 교촌에프앤비의 사업보고서에서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교촌에프앤비의 매출원가는 2021년도 3972억9000만원에서 2022년도 4281억1200만원으로 대폭 증가했고, 이른바 ‘판관비’라고 불리는 판매비와관리비 역시도 2021년 693억7600만원에서 2022년 805억500만원으로 증가했다.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비용인 매출원가와 인건비‧임대료‧광고홍보비 등이 포함된 판관비가 증가하다 보니 영업이익이 2021년 409억6200만원에서 2022년 88억4100만원으로 뚝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매출원가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원가상승 부담이 있었기 때문에 비단 교촌에프앤비 만의 문제라 볼 수는 없었다. 당장 제너시스BBQ는 2021년도 2214억7800만원었던 매출원가가 2022년도 2631억6600만원으로, bhc도 2779억400만원이었던 매출원가가 3161억4300만원까지 대폭 증가한 바 있기 때문이다.  판관비에서는 교촌에프앤비와 경쟁사 간의 격차가 두드러졌다. 교촌에프앤비의 판관비는 2021년 대비 2022년 112억원 가량 증가했다. 동기간 bhc의 판관비가 453억9200만원에서 495만2100만원으로 불과 40억 가량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영업이익이 감소한다면 당연히 대주주에게 돌아갈 이익도 줄어들기 때문에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인지 2022년부터 2023년 사이, 교촌에프앤비에서는 소진세‧조은기 공동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고 창업주이자 교촌에프앤비의 주식 69.2%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권원강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 결과 비용 절감의 움직임은 현실화됐고, 중간 관리자급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러쉬가 이어지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해당 기간 교촌에프앤비 사업보고서에 올라온 직원수 변동내역을 살펴 보면 2021년 12월31일 기준 318명이었던 직원수가 2022년 12월31일 351명까지 증가했지만, 2023년 6월30일 기준으로는 다시 306명 정도로 감소했다. 45명에 달하는 직원이 교촌에프앤비를 뜬 셈이다.   미등기임원에 대한 보수 역시도 변동폭이 컸다. 2021년 기준 미등기임원 13명에게 지급된 연간급여 총액은 15억6500만원, 2022년에는 18명에게 35억700만원이 지급됐다. 하지만 2023년 6월 기준 미등기임원은 12명으로 줄고 연간급여 총액도 8억3300만원까지 감소했다.  ‘판관비’에는 직원에게 지급되는 급여와 복리후생비 등 인건비가 포함된다.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직원수가 늘었다 줄었다 했던 만큼 영업이익 변동폭도 클 수밖에 없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교촌에프앤비의 드라마틱한 영업이익 증가는 ‘직원 줄이기’의 반사효과로 볼 수 있었다. bhc나 BBQ 등 다른 경쟁사들이 매장수를 늘려가는 것과 달리 점포수를 그다지 늘리지 않는 전략 또한 좋게 해석하면 기존 가맹점주들의 이익 증대지만, 나쁘게 해석하면 브랜드 영향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미래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교촌에프앤비의 전략은 장기적으로 끌고 가긴 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점포수 변동이 크지 않은 상황에 매출이 14% 줄었다는 것 역시도 교촌치킨에 대한 소비자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만큼, 올해 교촌의 최우선 과제는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라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