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오는 3월 기업들의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들이 보폭을 넓혔다.
행동주의 펀드는 주주로서 권한을 가지며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자사주를 매입·소각해 주가를 부양하도록 주문하거나, 주주 배당 확대를 요구하기도 하며, 경영진 교체 제안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상장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주장하는 행동주의 펀드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행동주의 펀드의 지시대로 지난 6일 이사회를 열어 8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2011년 창사 이래 첫 자사주 소각 결정이다.
행동주의 펀드란?
행동주의 펀드란 기업 주식을 매수해 일정한 의결권을 확보한 뒤,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이익을 추구하는 펀드를 의미한다. 기업에 자산 매각,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구조조정,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해 단기간에 수익을 내는 투자 전략을 사용한다.
행동주의 펀드는 단순한 투자를 넘어 기업 경영에 직접 목소리를 내어 주가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쓰기 때문에, 단기간에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들을 공략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주들의 권익을 수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엇갈리는 시선이 존재한다. 이들이 해당 기업의 중장기적인 미래보다 단기 주가 상승에만 관심을 기울여 과도한 배당 확대·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한 나머지, 기업의 투자 여력과 성장성을 갉아먹는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행동주의 펀드들이 뭉쳐 한 기업을 공격하는 ‘울프팩(wolf pack·늑대 무리) 전략’이 빈번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여러 행동주의 펀드가 힘을 합쳐 삼성물산의 배당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