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 당나귀 한 마리가 초원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어 먹고 있었다. 저만치서 사나운 늑대 한 마리가 자신을 향해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도망가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공포에 휩싸여 발이 땅에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어. 마음 단단히 먹자.’
바짝 다가온 늑대가 의아하다는 듯 당나귀에게 다가가 물었다.
“내가 다가오는데, 왜 달아나지 않는 거야? 무섭지 않아?”
“물론 무섭지. 도망가고 싶고. 그런데 발에 큰 가시가 박혀서 도저히 도망갈 수가 없어.”
“어쩌다 그렇게 된 건데?”
“몰라.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난 네게 잡아먹힐 각오가 되어있어. 하지만 그전에 내 발에 박힌 가시를 빼주지 않고 잡아먹으면 네 목에 가시가 걸려 큰 일이 날 거야”
“그럼 내가 빼주지, 어디야?”
“여기…… 아니, 좀 더 아래로 가까이 와봐. 그렇지, 거기.”
늑대는 당나귀가 쳐든 발굽에 머리를 가까이 대고 어디 가시가 박혔는지 두리번거릴 때 이때다 싶어 힘을 다해 발굽으로 늑대의 머리를 걷어찼다. 늑대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당나귀는 다시 여유롭게 풀을 뜯어 먹을 수 있었다. 탁월한 위기 대처 능력을 보여준 이솝 우화다.
부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미래에는 화폐와 같은 가시적 부(富)보다 프로슈머(Prosumer, 생산소비자)들에 의한 비가시적 부가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생산자와 소비자 양자의 경계가 사라진다. 일례로 버거킹에 들어갈 때 우리는 소비자 신분이다. 하지만 주문한 음식을 가지고 자리에 가는 동안 종업원이 된다. 먹는 동안은 다시 소비자이고, 다 먹은 후 분리해 버릴 땐 다시 종업원이 된다.
따라서 셀프주유소나 패스트푸드 음식은 당연히 싸야 한다. 일한 만큼 노동의 대가를 지불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토플러는 봉사활동이나 가정에서의 노인 돌봄 등도 화폐적 가치를 지닌다고 말한다.
자신의 생존과 안전을 위협하는 변화를 막을 수 없다.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안전장치란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새길을 찾아 나설 뿐이다. 역경을 극복하지 못한 사람이 성공한 예는 없다. 세상의 모든 일은 결국 내가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