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칼럼] 주식투자로 인생을 배우다.

2025-02-28     김진혁
[파이낸셜리뷰] 가족 중 누군가가 주식투자를 하겠다고 하면 무슨 말을 할까? 좋은 생각으로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하는가? 아니면 위험한 것이라고 당장 뜯어말릴 것인가? 주변에 주식투자로 돈과 사람을 잃은 경우가 많기에 후자일 것이다. 주식투자의 실패는 주식시장 자체에 있지 않다. 본인의 투자 철학 부재 및 경제 공부의 부족함에서 비롯된다. 투자자들도 할 말이 많다. 작전꾼과 대주주의 농간과 경제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자동차 운전할 때 자동차에 관한 모든 이론과 과학적 지식을 알아야 한다면 운전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풍문과 ‘감’이라는 요행이 의존하는 것은 나쁘다. 주식시장의 ‘랜덤워크 이론(random walk theory)’을 알아야 한다. 랜덤워크 이론은 주가가 과거 가격에 의존하지 않고 임의적으로 움직이기에 상승과 하락을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이론이다.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버튼 말키엘(Burton Malkiel) 교수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눈 가리고 다트를 던져 주식을 고르는 원숭이와 펀드 매니저와의 성과 차이는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주식투자 수익률은 선진국이나 타 금융상품에 비해 높지 않은 단점도 있다. 주식시장은 비정하면서도 공정한 쩐의 전쟁으로 나이, 학력, 국적도 묻지 않는다. 누군가 돈을 벌고 누군가는 손해보는 게임이다. 또한 예측과 전망도 항상 옳지는 않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45년까지 다우지수는 연간 7% 이상 총 50% 상승했다. 큰 부자는 주식시장의 폭락 뒤에 생긴다. IMF 외환위기, 2000년 닷컴버블, 2008년 금융위기, 코로나 위기 등에서 과감하고 용기 있게 투자한 사람에게 큰 수익을 안겼다. 증권회사에서 퇴직한 이후 주식투자에 손을 끊었었다. 매일매일 등락으로 돈을 벌고 잃은 것이 하루살이 인생과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퇴 이후에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주식투자는 재테크 수단을 넘어 치매 예방 및 공부의 스승으로 적합하다. 소소한 수익은 물론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인생 철학을 주식시장을 통해 배웠다. 나의 소박한 투자원칙을 소개하면 첫째, 조급하게 투자하지 않는다. 주식시세 변동 폭에 너무 민감하면 하루하루 일희일비하게 하여 실패하기 쉽다. 99번의 성공도 단 한 번의 실패로 끝낸다. 둘째, 자기 분수를 지킨다. 사람의 욕심은 한이 없다. 투자 한 종목이 대박이 나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장을 이기는 투자자는 없고 주식투자에 공짜도 없다. 셋째, 늘 공부로 꽃을 꺾고 잡초에 물을 주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누구나 피터린치나 워런 버핏을 꿈꿀 수 있지만, 대가들의 원칙을 그대로 따라 해도, 실전은 다르다. 장기투자만이 성공도 아니다. 주식투자란 머리가 아닌 가슴과 경험의 꾸준한 공부다. 넷째, 겸손한 자세다. 교만과 미련 모두 경계한다. 투자한 종목에서 손실이 날 때, 원금에 대한 아쉬움과 주가가 더 오를 수도 있다는 미련을 버려야 한다. 놓친 고기가 더 커 보인다. 거래는 내일도 할 수 있다. 다섯째, 포트폴리오, 저가 분할매수, 여윳돈 투자, 우량주 매매원칙 등을 고수한다. 기다리는 봄은 오지 않는다. 시장은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시장을 이기려 하지 말고 편승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