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시대, 직장 어린이집 설치 나선 기업
2024-03-05 김희연 기자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 명대에 달했다. 저출생 시대에 아이를 낳아 먹고 살기는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정부는 저출생을 극복하고자 다양한 보육 정책을 펼쳤다. 그중 하나가 직장어린이집이다. 영유아보육법상 규모가 큰 사업장이라면 직장어린이집을 통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를 둔 직장인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자녀를 돌봐 줄 기관의 부재다. 직장어린이집은 직장 내 혹은 직장 가까운 곳에 있어 근로자 부모가 아이의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늦게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다.
정부는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독려하고 있지만, 국내 대기업 직장 어린이집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비용 부담과 함께 보육 및 교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에 대한 고충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럼에도 부모가 된 직원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가족친화경영에 앞장서는 기업이 있다.
넷마블은 지난 4일 본사 및 코웨이 임직원 자녀를 위한 사내 보육시설 '푸르니 어린이집'을 서울 구로구에 개원했다. 어린이집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단독 건물로 조성됐다. 만 1세부터 5세까지 아동 170명을 정원으로 유아교육 전문교사·간호사·영양사·조리사 등 28명의 교직원과 영어 원어민 강사 2명이 아이들을 돌본다.
SK그룹은 SK서린빌딩과 SK이노베이션의 지역 사업장이 위치한 대전, 울산 등에서 ‘SK행복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자연스레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SK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ESG 경영에 발맞춘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상시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 또는 근로자 500인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은 직장어린이집을 의무로 설치해야 한다.
일부 기업들은 직장어린이집 의무 설치 대상임에도 출산 장려 정책에 역행하는 흐름을 보여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
유명 온라인 패션 플랫폼 업체 ‘무신사’ 경우 직원수 1500명수 이상으로 사내 어린이집 의무 설치 기업에 해당한다. 그러나 지난해 한 임원의 ‘어린이집 운영비보다 벌금이 싸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바가 있다. 무신사 측은 실수요가 적다는 등의 이유로 설치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022년 표준보육비용에 따르면 50인 기준 운영비는 연간 평균 4억 원 이상 소요돼, 이행강제금을 납부하는 것이 저렴하다.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것보다 이행강제금을 내는 것이 저렴해 기업들이 벌금만 내고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