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역사] 전쟁의 잿더미에서 태어난 자본시장, 대한증권거래소의 탄생

2024-03-07     김진혁
경제부흥을 위한 재원 조달 필요성 명동에 대한 증권거래소 최초 개설 KOSPI, KOSDAK 발전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 6.25 전쟁으로 황폐해진 우리나라는 경제부흥을 위해 투자 재원 조달이 시급했던 시기였다. 경제적 복구와 부흥을 위해 민간 자본이 필요하였고 증권시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1953년, 대한증권업협회에서 주식시장 개설을 추진하면서 최초의 현대적 증권거래소가 설립되었다. 1956년 2월 11일 서울 명동에 대한증권거래소가 설립됐고 그해 3월 3일 첫 거래가 시작됐다고 한다. 1602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가 들어선 것에 비해 많이 뒤처진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조금 안타깝긴 하다. 미국의 다우존스산업지수가 1896년 12개 종목으로 시작한 것을 모티브 삼아 대한증권거래소에도 대한증권거래소와 한국연합증권금융, 조흥은행, 저축은행, 상업은행, 흥업은행, 대한해운공사, 대한조선공사, 경성전기, 남선전기, 조선운수, 경성방직 총 12개의 종목이 상장됐으며, 국채(채권) 또한 3종목이었다. 당시 상장된 종목들의 총 시가총액은 150억 정도의 수준으로 대부분 정부가 보유하고 있었다. 주식이 활발히 거래될 정도의 경제가 좋지도 않았을뿐더러 공모(IPO)를 할 정도의 신용이나 규모를 갖춘 회사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개장 첫해에 거래 실적이 3억 9,000만 원에 불과했으니 당시 주식거래는 상당히 미미했다고 보여진다. 당시 주식거래는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졌다. 현재 농수산물시장에서 진행하는 경매와 비슷하게 증권사 직원 주위로 거래 의사가 있는 투자자들이 모여 수량과 가격을 손과 소리를 통해 거래를 체결했다. 가격을 결정하면 전화로 증권사 본점, 지점을 경유해 대한증권거래소로 주문이 전달되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주식거래를 위해 소요 되는 시간은 평균 1시간 정도였다. 주식가격은 주가를 칠판에 직접 적었으며 거래가 체결될 때마다 거래소 안내방송을 통해 알려줬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의 개설·운영, 증권의 매매 거래나 장내파생상품의 청산 및 결제, 증권의 상장, 시장감시 등 대한민국의 자본시장을 종합적으로 관장하는 회사다. 회원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회원에 해당하는 금융투자회사, 은행만이 한국거래소와 직접 거래할 수 있다. 2005년에 한국증권거래소(KSE), 한국선물거래소(KOFEX), (주)코스닥증권시장, 코스닥위원회 등 4개 단체가 한국증권선물거래소로 통합되었으며, 2009년 2월 4일에 한국거래소(KRX)로 사명을 변경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15년 1월에는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돼 민간기업이 됐다. 다만 공직자윤리법상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돼 있는데다가 시장감시 등의 국가 기능을 위탁 수행하는지라 금융위원회의 감독을 받는다. 통합 이전부터 한국증권거래소, 코스닥, 선물시장 등으로 시장이 분산돼 있어서 통합, 조정하는 기구를 세워야 하지 않겠느냐는 요구가 들어오고 있었다. 그래서 2004년 1월 29일에 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이 생기면서 통합작업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조정작업을 거친 후, 2004년 8월 31일에 증권시장 합병작업을 완료했다. 그 뒤인 2005년 1월 27일에 공식적으로 통합법인인 한국거래소가 출범했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는 코스피(KOSPI)와 코스닥(KOSDAQ)이라는 두 개의 주요 시장이 있다. 코스피는 대기업들이 주로 상장되어 있는 시장으로, 삼성, LG, SK 등과 같은 대형 기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에 코스닥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이 주로 상장되어 있다. 코스닥은 중소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기술적 성장을 갖춘 기업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목표로 한 시장이다. 코스피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이 모여있는 시장이므로, 자기자본이 300억 원 이상이고 최근 3년간의 평균 매출액이 700억 원 이상이거나 시가총액이 6000억 원 이상인 기업들이 상장할 수 있다. 반면에 코스닥은 자기자본이 30억 원 이상이거나 시가총액이 90억 원 이상인 기업들이 상장할 수 있으며, 벤처기업의 경우 자기자본이 15억 원 이상이면 상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