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 힘 싣는 LG전자, 美 베어로보틱스 800억 투자
스타트업 美 베어로보틱스와 6000만 달러 신주인수계약 체결해
베어로보틱스 최대지분 보유, 소프트웨어 중심 로봇 패러다임 제시
“로봇은 명확한 미래”…포트폴리오 고도화로 ‘상업용 로봇 시대’ 준비
2025-03-12 박영주 기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LG전자(대표이사 조주완)가 미래산업인 로봇 육성을 위해 미국 실리콘벨리의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배송‧물류 등 상업용 로봇 사업의 역량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고 12일 밝혔다.
LG전자는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Bear Robotics)에 6000만 달러, 한화 기준 800억원 규모를 투자해 베어로보틱스의 지분을 취득하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지분투자는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관점에서 진행하는 전략적 투자의 일환이다. 주식매매거래가 종결되면 LG전자는 단일주주 기준 베어로보틱스의 최대지분 보유자가 된다.
2017년 설립된 베어로보틱스는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테크 리드로 근무했던 하정우 대표가 이끌고 있다. AI 기반 자율주행 실내배송로봇을 앞세워 국내는 물론 미국‧일본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지분투자와 관련해 조주완 CEO는 올해 초 美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의 상업용 로봇 사업은 주로 배송과 물류 등 서비스 영역에 집중하고 있으며, 지분투자나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고 발전 방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상업용 로봇의 패러다임이 AI 기반의 소프트웨어 중심 로봇(SDR:Software Defined Robotics)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드웨어 중심이던 모빌리티 트렌드가 소프트웨어로 변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향후 상업용 로봇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경우, 다양한 공간에서 수많은 로봇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구조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 로봇의 확장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AI 기반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의 표준화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 이번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이번 전략적 투자가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로봇 사업의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수년간 시장 현황과 사업모델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 휴대폰‧태양광 등 한계 사업을 과감히 종료하는 대신 미래 고성장 영역에 자원을 집중해 왔다. 이번 지분투자 또한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상업용 로봇 사업의 조기 전력화 및 육성을 가속화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지난 2017년 인천국제공항 안내로봇 서비스를 시작으로 배송‧방역 등 다양한 상업 공간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선보여왔다. 지난해부터는 미국‧일본‧동남아 등 해외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서비스 로봇 시장은 AI‧통신 등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저출산‧고령화 등 생산활동 인구 감소가 이어지며 빠른 성장이 전망된다.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은 지난 2021년 362억 달러(한화 48조원 규모)에서 오는 2026년 1033억 달러(한화 137조원 규모)까지 3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LG전자 이삼수 CSO(최고전략책임자)는 “이번 지분투자는 서비스 로봇 시장이 본격 성장기에 접어들 전망인 가운데, 사업의 ‘이기는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장기 관점에서는 임바디드 AI(Embodied AI, 시각/언어/행동모델 기반 신체를 가진 AI)나 로봇 매니퓰레이션 고도화 등 차별화 기술 영역과 접목하여 다양한 기회를 탐색하며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엔진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