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철가방

2024-03-14     어기선 기자
영화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철가방은 중국집 배달부들이 사용한 배달용 컨테이너를 말한다. 철가방이란 이름 대신 양철 똔느 함석판이나 알루미늄으로 만든다. 철가방이 내구성을 확보하면서도 무게는 무겁지 않았기 때문에 오토바이 배달 등과 합쳐지면서 중국집 배달부의 상징이 됐다. 그 이전까지는 나무로 된 가방을 들고 배달을 했지만 철가방이 개발되면서 중국집 배달부들이 너도나도 철가방을 사용하게 됐다.

한손으로 철가방 들고 운전하다가

철가방이 시중에 등장한 것은 1970년대 후반이다. 당시 야금 기술이 발달했고, 물자가 넉넉해지면서이다. 그 이전까지 나무 배달통이 있었지만 너무 무거워서 서울 모처 철공소에서 주문 받아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그러면서 중국집 배달부의 상징이 됐다.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집 배달부가 직접 철가방을 들고 오토바이를 운전해서 곡예운전을 해야 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부터 오토바이 뒤에 플라스틱 바구를 붙이고 그 안에 배달통을 넣어 배달을 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철가방보다 더 가벼운 배달통이 나와서, 철가방은 점점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이며, 2020년대 들어서는 음식점에서 배달원을 두지 않고 외부 배달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져 철가방 자체가 사라졌다. 오토바이 자체에 안전한 배달용 케이스를 달고 비닐포장을 한 음식만 넣었기 때문이다.

쓰리랑 부부 때문에

철가방이라는 이름은 1980년대 KBS 쇼 비디오자키 ‘쓰리랑 부부’에서 순악질 여사 김미화의 남편 김한국이 중국집 배달원을 놀리는 애드립에서 시작됐다. 그러면서 중국집 배달원을 뜻하는 말로 널리 사용했다. 그 이전까지는 배달통이라고 불렀다. 철가방은 우리나라 문화의 상징이 되면서 1990년대 몰래카메라에서는 흑인이나 백인이 철가방을 들고 다니면서 사람들의 반응을 보기도 했다. 스타 서바이벌 동거동락에서는 철가방 안에 이상한 물체를 넣어 순간적으로 보이는 물체가 무엇인지 맞히는 코너가 있었다. 당시 메인MC였던 유재석의 현란한 손재간이 굉장히 인상적인 코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