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속 경제리뷰] 마네 풀밭 위의 점심식사
2024-03-25 어기선 기자
전통적인 여성상
이같은 비난을 받은 것은 마네가 전통적인 표현 기법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원근법을 무시했다는 점이다. 뒤쪽 여인을 너무 크게 그렸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방식은 원근법에 의해 그려졌다. 그것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양식을 따랐던 르네상스 화풍의 영향을 받았고, 원근법이야말로 인간과 자연의 완벽함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원근법을 무시한다는 것은 기존의 방식을 깨부수는 것이기 때문에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비난은 여성의 몸매이다. 전통적인 여성의 몸매는 완벽한을 추구해야 했다. 이에 그림 속 등장 여성들은 풍만한 가슴과 잘룩한 허리를 가져야 했다. 그것은 남성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풀밭 위의 점심식사는 그런 전통적인 화풍을 모조리 깨부수고 새로운 화풍을 제시했기 때문에 관람객들의 비난을 받기 충분했다.부르주아의 단면 고발
하지만 해당 작품이 비난을 받은 또 다른 이유는 부르주아의 민낯을 고발햇기 때문이다. 당시 남성들은 매춘 여성들과 함께 숲속 풀밭으로 나들이 가는 것이 공공연했다. 즉, 전통적인 그림 속 여성은 신화 속 여성이나 소설 등 상상력 속 여성, 아니면 인물 초상화 정도였다. 하지만 매춘 여성을 그림에 집어넣은 해당 작품으로서는 당시의 관람객들의 비난을 받기 충분했다. 게다가 관람객들 역시 부르주아였고, 그들도 매춘여성들과 숲숙 풀밭으로 나들이 가는 것을 즐겼기 때문이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고스란히 화폭에 담았다는 것은 관람객들의 분노를 사기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