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상식] 치킨게임

2025-04-02     김희연 기자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쿠팡의 음식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에 이어 배달앱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도 ‘무료배달’ 서비스를 실시하며 배달앱 시장이 또다시 ‘치킨게임’에 돌입했다. 
그래픽=김희연
지난달 26일 쿠팡이츠는 유료멤버십인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문 횟수, 주문 금액, 장거리 배달에 상관없이 무제한 혜택을 제공한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1일부터 ‘알뜰배달’(묶음배달)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이날 밝혔다.  최소 주문 금액인 1만 5천원만 넘으면 배민 앱 안에 있는 배너를 통해 ‘배달팁 무료 쿠폰’을 무제한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 소비자가 부담하던 건당 2천~3천원의 배달비를 배민이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알뜰배달 무료 제공은 수도권 지역에서 우선 시작된다.

치킨게임이란?
치킨게임이란 게임 이론에서 제시하는 게임의 형태로 겁쟁이(chicken)게임이라고도 한다. 

치킨게임은 원래 도로에서 두 운전자가 정면으로 돌진하면 충돌 직전에 핸들을 먼저 꺾는 이가 지는 자동차 게임의 이름이다. 만약 충돌을 할 경우 누가 이기든 두 운전자 모두 결국 상해를 입는다. 마찬가지로 어떤 사안에 대해 대립하는 두 집단이 있을 때 둘 중 한 집단이 포기하면 그 집단은 겁쟁이가 된다. 그렇지만 양쪽 모두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 한쪽이 이길 때까지 서로 피해를 무릅쓰며 경쟁하는 형태다. 시장에서 경쟁은 가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극단적인 치킨게임은 결국 양쪽 모두 상처를 입는 파국을 낳는다. 대표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의 치킨게임을 들 수 있다. 키몬다, 엘피다 등의 일본, 대만 반도체 업체들이 D램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자 가격을 속절없이 하락하며 치킨게임을 벌였다.  극단적으로 손해를 보면서까지 점유율을 높이고자 경쟁 업체들을 압박한 결과, 해당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파산하거나 사업을 접어야 했다. 

1995년 20여곳에 달했던 D램 업체는 두 차례의 치킨 게임을 끝낸 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빅3’ 체제로 재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