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형
[파이낸셜리뷰] 행정사는 다른 사람의 위임을 받아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서류를 작성하고, 그 서류를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일을 합니다. 그리고 단순한 서류 작성 및 제출을 넘어, 인가·허가·면허 등(인허가)을 받기 위해 행정기관에 하는 신청·청구·신고 등을 대리(经销商)할 수 있습니다.
대리는 본인이 아닌 제3자가 본인을 위해 법률행위를 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행정사는 인허가 업무에 대해서는 단순한 서류 작성과 제출을 뛰어넘어 의뢰인을 대신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인허가’는 쉽게 말해, 우리가 구청이나 시청 같은 행정기관에 영업 허가, 등록, 신고를 하는 행위입니다. 음식점 신고를 해서 영업을 하고, 건물을 짓거나 물품을 만들기 위해 허가를 받는 일련의 절차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인허가라는 단어만 놓고 본다면 우리의 삶과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영역이 인허가와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물품들도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없습니다. 제조업을 하기 위해서는 제조 시설에 대한 인허가를 받아야 하고, 생산되는 물품별로 인허가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필품으로 흔히 사용하는 샴푸, 린스, 스킨, 로션과 같은 화장품의 제품 설명을 살펴보면, 화장품제조업자와 화장품책임판매업자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화장품제조업’, 판매를 위해서는 ‘화장품책임판매업’이라는 인허가를 받고, 이를 제품마다 표시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 식품의 경우 식품 라벨에 국내 생산 제품이라면 ‘제조원’과 ‘품목보고번호’가 해외 수입 제품이라면 ‘수입원’이 표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식품을 직접 제조를 하기 위해서는 ‘식품제조가공업’ 등록 후 식약처 전산을 통해 어떤 식품을 생산할 것인지, 소비기한은 어떻게 되고, 어떤 원료를 사용하며, 어떤 재질로 포장하는지를 식품의 종류마다 보고해야 합니다. 수입을 위해서는 ‘수입판매업’ 영업등록이 필요합니다.
이와 같이 인허가는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행정 영역이며,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산업의 종류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허가는 왜 행정사를 통해서 진행하는 것이 좋을까요?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공무원도 예전 같지 않고 친절해서 물어보면 상세하게 알려준다”, “공무원이 알려주는 내용에 따라서 서류를 작성해서 내면 알아서 해주더라”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무조건 옳다고 믿고 따르기에는 위험한 말 입니다. 왜 그런지 다년간 인허가 업무를 수행하며,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의 의견을 말씀 드려보겠습니다.
첫째, 법적으로 ‘인허가 전문가’로 인정된 전문 자격사는 행정사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행정사법에는 행정사의 업무 영역 중 인허가 업무에 대해서는 대리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대리 행위는 본인이 아닌 제3자가 본인을 위해 법률행위를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따라서 행정사는 의뢰인을 대신해 인허가 업무 처리의 모든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과 직접 소통하며, 업무처리가 가능합니다.
둘째, 공무원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공무원분들을 무시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다만 공무원들은 2~3년을 주기로 순환 근무가 이뤄집니다. 따라서 모든 업무에 대해서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인허가와 관련된 법령들의 경우 모든 사항을 상세하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가끔 이러한 법령상 규정의 모호함을 조금 색다르게 해석하셔서 필요 이상으로 까다롭게 요건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행정사는 법령의 내용을 바탕으로 담당자와 소통하며 이를 조율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해당 업무와 관련된 중앙부처 및 유관부처의 법령 유권해석을 받아 이를 토대로 담당자를 설득하기도 합니다.
셋째, 지역마다 규정이 다르게 적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령상 모호한 규정을 적용하는 경우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국회, 대통령, 중앙부처에서 발의하는 법령 외에 지역별로 법령상 위임된 사항을 규정한 ‘조례’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조례의 내용에 따라서 실제 행정절차 상 적용이 달라지게 됩니다. 각 행정기관의 성격 및 담당자의 성향, 지역별 특성에 따라 인허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현장에서 몸소 느끼고 있는 사항입니다.
따라서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일부 인허가 진행 정보를 맹신해서 그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시다 보면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 직접 업무를 처리한 분들이 올리는 자료와 후기들은 해당 시점과 지역에서만 유효했을지 모르는 것이고, 시설요건 등 각각의 현장별 특성이 다를 수 밖에 없는 인허가 업무의 특성 상 타인의 경험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특히 인터넷에 ‘셀프 후기’, ‘셀프 진행’ 등으로 올라와 있는 인허가 업무 사례는 비전문가가 단 한번 처리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 됐다는 것을 유의하셔야 합니다. 반면 인허가 행정사는 전국의 현장을 뛰어다니며, 업무를 처리해본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각 지역별 공무원과 소통하며 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넷째, 공무원에게 말 못할 사항들도 있습니다. 괜히 공무원에게 얘기했다가 공무원들이 더욱 유심히 보고 문제를 삼을까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는 이러한 사항들에 대해 문제없이 진행이 가능한지 여부를 사전에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문제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려해서 담당자와의 조율을 통해 인허가가 수월하게 진행되도록 합니다.
다섯째, 행정사는 인허가가 거부된 경우, 이의신청과 행정심판을 통한 대응이 가능합니다. 때로는 인허가가 거부될 수 있습니다. 법령상 기준을 분명히 벗어나 안 되는 상황이라면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다만 법령상 모호한 부분을 과도하게 적용해 거부 처분이 이뤄진 경우라면 민원처리법에 따른 이의신청 절차와 행정심판법에 의한 행정심판 제도를 바탕으로 거부 처분에 대한 취소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은 해당 처분을 한 행정청에 서류를 제출하고, 행정심판은 행정심판위원회라는 행정기관에서 절차가 진행됩니다. 따라서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서류의 작성과 제출 대행이 가능한 행정사는 인허가가 거부된 경우, 인허가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의뢰인의 이익 구제를 직접 진행할 수 있습니다.
최근 저희 사무소에서 진행중인 사건 중에도 현장 주변의 경관과 의뢰인의 허가 신청 사항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이유로 「건축법」과 해당 지역의 조례 모호한 규정을 확대 해석해 거부 처분이 이뤄진 사례가 있어, 현재 이의신청과 함께 행정심판의 진행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행정사를 통해 인허가를 맡기는 경우 어떤 행정사를 찾아야 할까요?
인허가 업무 처리를 도와줄 행정사를 찾고 계시다면, 앞서 말씀드린 사항들에 대해 ‘진짜 전문가’로서 원활한 처리가 가능한 행정사를 찾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적인 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허가의 가능 여부를 파악하고, 법령에 따른 필요요건을 면밀히 확인해 현장 검토 및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으며, 이를 서류로 명확히 작성해 나타내고, 담당 공무원과 원활한 소통을 진행하며, 때로는 의뢰인이 받을 수 있는 불이익에 대해 확실한 목소리를 내줄 수 있는 전문 행정사를 찾아서 인허가 업무를 맡기시길 바랍니다.
박재형 약력
現 하나 행정사가맹거래사사무소 대표
現 소상공인진흥공단 희망리턴패키지 컨설턴트
現 경실련 프랜차이즈피해구제상담센터 법률상담관
現 대한가맹거래사협회 소상공인지원센터 전문상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