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리뷰] 롯데는 NO JAPAN이 아니라 NO KOREA?
일본 맥주의 부활, 클라우드 지고, 아사히 뜨고…
2025-04-16 김희연 기자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롯데그룹의 맥주부문 주류사업이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일본 맥주가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이 인기를 끌며 롯데아사히주류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반면 클라우드를 보유한 롯데칠성음료의 맥주부문 실적은 여전히 기를 펴지 못하는 상황이다.
2019년부터 5년간 매출액을 비교했을 때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매출액이 1386억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4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배 이상 신장했다. 이는 2019년 ‘일본 불매운동’ 이전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이다.
관세청 무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전년 대비 283.3% 급증한 5551만 6000 달러에 달한다. 중국, 네덜란드 등을 제치고 수입 맥주 1위 국가를 탈환할 만큼 우수한 성적이다.
한-일 관계 회복과 더불어,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이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노재팬(일본제품 불매운동)' 현상이 수그러든 것으로 분석된다.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은 일본 아사히맥주가 2021년 4월 첫 출시한 제품으로 캔을 개봉하면 부드러운 거품이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초 국내로 일부 수입한 일본 판매 제품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품귀 현상을 일으켰고 이후 정식 수입됐다.
롯데아사히주류는 롯데칠성음료의 지분율이 50%에 달하는 만큼 롯데그룹은 일본 주류의 부활에 미소 지을 상황이다.
반면 롯데칠성음료의 맥주부문은 지난 5년간 연 매출액이 800억원~1000억원 대의 박스권에 머무르며, 주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라는 양대 산맥에서 점유율을 끌어오르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 속,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4세대 맥주인 '크러시'로 맥주 시장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최근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는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크러시 출시 이후 맥주 매출은 46% 늘었고 크러시의 편의점 등 가정 채널 입점률은 약 90%까지 높였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맥주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내세운 크러시의 성패가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실적 반등의 키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