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칼럼] 헌 집줄게, 새 집다오 - 헌집은 얼마로 쳐 주는 건가요?

2024-04-18     이재민 감정평가사
[파이낸셜리뷰] 재개발, 재건축,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많은 정비사업들이 우리 주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토지등소유자들의 동의를 통해 조합을 설립하고, 새로운 건축 계획을 수립하고, 여러 절차를 진행하여 '헌집줄게, 새집다오'를 완성해나가는 사업이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사업의 특성상, 막대한 사업비가 들어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헌집이든 새집이든 주택은 한 가정의 전 재산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결국, 내집을, 정확하게는 내 집이 있던 토지를 출자하여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것이기에, 출자된 자산을 얼마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정비사업에서 조합원의 "권리가액" 은 "헌집 가격(종전자산가액) X 비례율" 로 결정한다. 오늘은 우선 사업성이 얼마나 좋은지에 관한 지표인 "비례율"에 대해 알아보자. 비례율 = 종후자산가치합계 - 사업비 / 종전자산가치합계 비례율은 위 산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쉬운 말로 풀어쓰면 다음과 같다 사업성 = 새집 가격 합계 - 새집 짓는데 드는 돈 / 헌집 가격 합계 즉, “헌 집 줄게, 새 집다오” 하는 정비사업에서 사업이 끝난 후 새 집의 가격에서, 새 집에 드는 비용을 빼면 논리적으로 "새 집의 토지 가치 합계" 가 분자에 남는다. 이 "새 집의 토지 가치 합계" 를 "헌 집의 가격 합계"로 나눈 것이 사업 후 토지 가치와 사업 전 헌 집 가치의 비율, 즉 사업성을 나타내는 비례율이 된다. 결국, 어느 사업에서 "헌 집 가격" 을 나중에 "새 집 의 토지 가치"로 인정해주는 비율이 곧 비례율로서, "헌 집 가격(종전자산가격)" X 비례율 = 조합원의 권리가액 개념이 된다. 이 권리가액은 "(조합원)분양가 - 조합원의 권리가액 = 분담금" 을 결정하는 요소로서 각 조합원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다음 사안은 종전 30평형 3000세대가 재건축을 하여 1000세대가 늘어나는 경우를 가정해보기로 하자.
첫번째 경우는 종전자산가액 2억, 공사비 평당 500만원, (일반)분양가 3억으로, 비례율이 1인 경우이다. 이경우 비례율이 1 이기에 조합원 분담금은 "3억 - 2억x100% = 1억"이 된다. 이 사안이 의미하는 바는 "헌 집 가격 2억 + 분담금 1억 = 새집 3억"으로 가장 일반적인 경우이다. 대부분 사업장이 비례율 100% 가까이 되어야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본다. 두번째 경우는 첫번째 경우에서 공사비만 평당 500만원에서 평당 750만원으로 증가된 경우이다. 이 때는 종후자산가액(새 집 가격)과 종전자산가액(헌 집 가격)은 고정된 상태에서 사업비만 50% 증가된 경우로 요즈음 많은 사업장이 처한 상황이다. 이때는 비례율이 50%가 된다. 이 경우 조합원 분담금은 "3억 - 2억 x 50% = 2억" 이 된다. 이 경우는 "헌 집 가격"을 절반 밖에 인정해줄 수 없는 경우로, 사업의 진행에 심각한 어려움이 생기는 경우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헌 집 가격은 2억이고, 분담금 2억이면 4억을 들여서 분양가 3억짜리 집을 짓는 경우이기에, 실제로 사업이 진행되기 어렵다. 세번째 경우는 공사비가 평당 750만원으로 증가된 뒤, 분양가가 3억에서 4억으로 오른 경우이다.늘어난 분양가로 인해 사업성이 좋아져 비례율이 117%가 된다. 이 경우 조합원 분담금은 "4억 - 2억 x 117% = 1.67억" 이 된다. 실제 조합원은 "헌 집 가격 2억 + 분담금 1.67억 = 3.67억" 을 투입하여 분양가 4억짜리 집을 받게 되니, 시쳇말로 조합원 프리미엄이 3300만원만큼 형성되게 된다. 이처럼 비례율은 조합원이 실질적으로 새 집을 받기 위해 추가적으로 부담하는 "분담금"의 금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과거 사업성이 좋을때는 높은 비례율로 인해 조합원은 분담금을 내지 않고 새 집을 받는 경우도 왕왕 존재했었다. 결국 비례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예전 조합원 수 대비 얼마나 많은 수의 일반분양을 받을 수 있는지? 얼마나 낮은 공사비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지? 일반분양을 얼마나 비싸게 할 수 있는지? 위 세가지 요소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하겠다. 모든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사업장은, 높은 비례율의 사업 진행을 희망한다. 아니, 비례율이 낮다면 사업의 진행마져 쉽지 않다. 하지만 비례율을 구성하는 요소는 고정되어있지 않다. 요즈음 정비사업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인 급증한 공사비를 보아도, 각 지역마다 아파트 시세가 오르내리는것을 보아도, 또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금리 요인을 보아도, 이 비례율은 특별히 고정되어있다고 보다는 각 사업이 진행되는 상황마다 변화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는것이 맞다. 그에 부합하여 정비사업의 근거가 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약칭:도시정비법)역시 각 절차마다 "추정분담금" 산정을 추가하여 이에 대한 시계열적 분석 결과를 조합원들에게 공유하도록 개정되었다.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주체는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공동주택 시장 가격의 향방, 공사비 수준의 변동 등 다양한 시장 요소에 대해 치밀한 분석과 그 변화에 따른 사업 방향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재민 약력

현 중앙감정평가법인 이사 전 농협 감정평가전문가 과정 강사 전 건설산업연구원 자산운용전문인력 강사 현 중앙감정평가법인 본사 심사역 현 1기신도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자문위원 현 인천연구원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