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영화 괴물, 그리고 한강 조형물

2024-04-18     어기선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서울시가 봉준호 감독 영화 ‘괴물’ 속 괴물 조형물을 비롯해 미관을 해치는 공공미술 작품을 철거할 예정이다. 18일 서울시는 철거를 위해 한강공원 공공미술 조형물 현황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한강공원에는 공공미술 작품 45개가 있다. 그 중에는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에 있는 높이 3m 길이 10m 크기인 괴물 조형물은 들어설 때부터 ‘흉물’ 논란을 불렀다. 1억 8000만 원이 들어간 ‘괴물’ 조형물은 2006년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속에 등장하는 기이한 생물이다. 영화를 개봉한 지 8년 뒤인 2014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지시로 만들어졌다.

영화 괴물은

영화 괴물은 2006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작품으로 한강을 중심으로 발생한 괴생명체의 출현과 이로 인해 펼쳐지는 가족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해당 작품은 장르의 관습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클리셰를 변주하면서 호러, 코미디, 풍자, 멜로드라마를 오가는 연출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도 수많은 괴수 영화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스토리, CG, OST 등을 뛰어넘는 작품이 없다는 평가가 있다. 영화 전체적으로는 사회에 대한 냉소와 풍자가 있다. 그리고 할리우드식 영화가 아니라 K영화의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소외받는 소시민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이런 이유로 국내외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괴물이 대낮에 나타났다는 설정은 당시 수많은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기 충분했다. 왜냐하면 당시 CG 기술로 봤을 때 대낮에 괴물을 나타내게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런 이유로 주로 밤에 괴물이 나타나게 했지만 봉준호 감독은 과감하게 대낮에 괴물이 나타나게 한 것이다.

반미 요소와 블랙코미디

영화 괴물이 호평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반미적 요소와 블랙코미디가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사회 특히 국가의 무능으로 인해 서민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설정은 다른 괴수 영화와 다른 점이다. 만약 할리우드식 괴수 영화라고 하면 도시에 전투기가 날아다니고, 미사일이 발사돼서 다리가 부서지거나 건물이 무너지는 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K영화 답게 가족들이 뭉쳐서 괴물을 없애려고 하는 장면은 국가 대신 가족이 가족을 지키는 설정이 된다. 다만 미군에 대해 부정적인 묘사는 반미를 의도한 것 아니냐는 논쟁이 일어났었다. 그로 인해 미국에서는 심기가 불편했던 영화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