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0교시

2024-04-19     어기선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중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저녁 9시 30분 이후 숙제를 금지하고 숙제를 다 해 오지 못하더라도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광시(廣西) 장족자치구 난닝(南寧)의 한 공립 초등학교는 지난달 말 위챗(微信支付·) 계정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학생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학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9시 30분까지만 숙제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한다고 공지했다. 해당 조치는 가정 경제 부담을 줄이고 자본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겠다면서 초중학생들의 숙제외 과외 부담을 덜어주는 ‘솽젠’(雙減) 정책의 하나이다. 다만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이런 정책을 핑계로 9시 30분까지 숙제를 미루다 결국 안해가는 일을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0교시란

이같은 소식이 국내에 전해지면서 과거 ‘0교시’ 논란과 연결된다는 사람들이 많다. 0교시란 학교에서 등교 시간 이전에 등교해서 공부를 하는 것을 말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일반계 고등학교는 7시 이전에 등교를 했다. 그리고 아침자율학습을 했다. 말이 ‘자율학습’이지만 강제적이기 때문에 학생들 중에는 아침식사를 하지 못하고 등교하는 경우가 많았고, 도시락을 아침, 점심, 저녁까지 3끼를 준비해야 했다. 그러다가 2002년 MBC 예능 ‘느낌표’의 ‘하자하나!’코너 중 ‘아침밥을 먹자’가 방영됐다. 아침밥을 먹지 못하는 고등학생들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이로 인해 0교시 폐지 여론이 들끓었고, 이에 0교시가 폐지됐다. 물론 아직까지 0교시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상 폐지됐다. 0교시를 해왔던 이유는 공부시간이 성적과 비례한다는 편견과 고정관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학생들을 교실에 붙들고, 자율학습이라는 이름으로 강제적으로 공부를 시켰다. 하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야간자율학습과 학원 등으로 밤늦게까지 공부를 한 상태에서 새벽에 등교를 해서 또 다시 공부를 해야 했기 때문에 당연히 수면 부족 현상을 겪을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학습 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교실에서 잠을 자는 학생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나 교사 그리고 학교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의자에 오래 앉아 있으면 성적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 0교시는 계속 유지돼 왔었다. 그러다가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해 0교시 페지 운동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예능 프로그램이 선한 영향력을 행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