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25일 경남 함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1시 10분께 함안군 칠원읍 한 교차로에서 60대 운전자 A 씨가 몰던 투싼 SUV(스포츠유틸리티차)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약 2.3km를 질주하다 전복됐다.
당시 차량에는 생후 11개원 손녀가 타고 있었는데 60대 여성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차량은 신호대기를 마치고 서서히 출발하면서 시작됐고, 갑자기 속력을 내서 앞에 있던 승용차를 추돌하더니 역주행 차로로 들어섰으며 앞에서 오던 화물차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500여m를 역주행하다 겨우 제 차로로 돌아왔고, 다시 앞에 달리던 차들을 이리저리 피하며 질주를 계속했다. 그리고 길가의 전봇대를 들이받고 튕겨져나가 전복된 뒤에야 달리는 것을 멈췄다.
여성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브레이크등이 켜졌는지는 햇빛이 강해 블랙박스 영상으로 확인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차량 EDR(사고기록장치)과 블랙박스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토요타 리콜 사태란
급발진 사례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사건은 토요타 리콜 사태이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발생한 급발진과 관련한 리콜 사태이고, 자동차 관련 리콜 중 사상 최대 규모다. 일명 ‘페달 게이트’라고 부른다.
토요타 리콜 사태는 ‘장판의 결함’과 ‘가속페달 자체의 결함’이 원인이었다. 2009년 8월 28일 일가족 넷을 태운 렉서스 ES350이 125마일(201.2km/h)의 속도로 질주하다 가드레일을 넘어 추락, 일가족 4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운전미숙이나 자살시도가 아닌 기계적 결함으로 추정된다고 밝혀졌다. 무엇보다 차량 운전자가 캘리포니아주 고속도로 순찰대 경찰관이었다. 그리고 해당 운전자가 사고 당시 911에 신고한 기록이 녹음파일로 남아있었다.
따라서 운전미숙이 아니라 차량 결함일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한 것이다. 토요타는 처음에는 차량 결함과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통화내용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문제는 잘못 설계된 매트가 액셀러레이터를 물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발표하면서 380만대 라는 대규모 리콜 계획을 발표했다.
그런 가운데 또 다른 사고가 발생했다. 토요타가 리콜 계획을 발표하면서 “신의를 지킨다”는 간접광고를 하려다가 거센 항의를 받았고. 결국 NHTSA(미 고속도로교통 안전협의회)가 공식 조사에 나섰다. 그러면서 토요타 모델 전부를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매트의 문제가 아니라 제어계 전반의 문제라는 내용이 발표됐다.
이에 결국 900만대에 해당하는 대규모 리콜 조치가 이어지면서 토요타 브랜드가 추락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페달 블랙박스 필요
교통사고가 급발진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급발진 추정 사고가 발생하고 나면 대부분 ‘운전미숙’으로 결론을 내린다.
이런 이유는 자동차의 모든 기록을 담고 있는 EDR이 제조사에서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일절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전자가 급발진을 증명하는 방법으로는 페달 블랙박스를 착용할 수밖에 없다. 외부 상황을 볼 수 있는 블랙박스와 페달 블랙박스가 동시에 작동을 하게 되면 급발진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들어 자동차 전문가들은 페달 블랙박스를 달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