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리뷰] 호황 속 매출감소…오비맥주에 지난해 무슨 일이?

하이트진로‧롯데칠성음료는 2021년부터 매출액 꾸준히 상승세

2025-04-25     박영주 기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맥주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모임이 다시금 생겨나고 지역축제들도 일제히 정상화되면서 주류시장, 그중에서도 맥주 시장이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국내 주류 대표회사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주류부문)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꾸준히 매출액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어찌된 일인지 OB맥주는 지난해 매출액이 소폭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하이트진로는 기존 테라에 신제품 ‘켈리’가 더해지며 성장세를 이어갔고, 롯데칠성음료는 투명한 병의 소주 신제품 ‘새로’ 열풍에 힘을 얻었지만 오비맥주는 이렇다 할 신제품이 없었던 탓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왼쪽부터)
국내 주류 3사는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주류(현재는 롯데칠성음료에 포함됨) 등으로 추려진다.  주류업계 3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해본 결과, 하이트진로의 연도별 매출액은 ▲2021년 1조9771억원 ▲2022년 2조2221억원 ▲2023년 2조2467억원 등으로,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며 서서히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2023년 4월 맥주 신제품 ‘켈리’는 출시 100일도 되지 않아 판매량 1억병을 돌파하는 등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최근 누적판매 3억600만병을 판매하며 1초당 약 11.5병이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2023년 11월 단행한 가격 인상도 매출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증권가 분석이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의 매출도 연도별로 보면 ▲2021년 6722억원 ▲2022년 7745억원 ▲2023년 8039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2022년 9월에 출시한 소주 신제품 ‘새로’의 영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롯데주류에서는 소주 ‘처음처럼’을 중심으로 한 사업을 이어왔는데, 가격 빼고 다 바꾸자는 전략을 바탕으로 패키지 디자인부터 모든 것을 다 바꿔서 MZ세대를 겨냥한 제로슈거 소주 ‘새로’를 선보였다. 새로는 출시 7개월 만에 1억병이 판매되며 돌풍을 불러일으켰고, 제로슈거 소주 전성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이처럼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신제품으로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며 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과 달리 ‘카스’와 ‘한맥’ 등의 제품을 보유한 오비맥주는 지난해 매출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엔데믹 국면 속 주류업계의 실적이 꾸준히 우상향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그래프=박영주
오비맥주의 연도별 매출액을 보면 ▲2021년 1조3445억 ▲2022년 1조5600억원 ▲2023년 1조5558억원으로, 2022년 대비 2023년 매출액이 미미한 수준이지만 소폭(0.6%) 하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비맥주는 2022년 3월과 2023년 10월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35.1%나 줄어든 2348억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오비맥주는 전년대비 40% 이상 늘어난 1900억원의 배당금을 모기업인 AB인베브에 지급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 유독 장마가 길었고 원재료 비용 및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날씨나 원재료 비용 등의 문제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비슷하게 겪는 문제인데다가 마케팅 비용 부담은 오히려 2022년과 2023년 각각 신제품을 출시한 경쟁사들이 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오비맥주의 경쟁력 문제까지 언급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카스’를 중심으로 맥주시장에서 오랜시간 공고한 위치를 자랑해온 오비맥주는 지난 2021년 2월 하이트진로 ‘테라’ 열풍에 대항하고자 신제품 맥주 ‘한맥(HANMAC)’을 선보이고 배우 이병헌을 모델로 기용해 야심차게 마케팅 활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약 3년이 지난 현재, 맥주시장 내에서 한맥의 인지도는 그다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오비맥주가 ‘수지’를 모델로 기용하고 공격적으로 한맥 알리기에 나서고는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로 다가가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