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탕후루”… 다른 디저트 당 함량 “긴장”
마트·편의점, 카페에서 파는 인기 디저트도 무시 못 해
액상과당이 비만과 당뇨병의 주범
2025-04-26 김희연 기자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달콤한 인기 디저트로 자리매김한 탕후루는 지난해 당 이슈 논란으로 국정감사를 받았다. 과일과 설탕을 조합한 탕후루가 젊은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여론이 들끓었기 때문이다.
왕가탕후루를 운영하는 달콤나라앨리스 정철훈 대표는 지난 25일 열린 한국인플루언서콘텐츠협회출범식에서 통계자료를 보여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렇게 (다른 제품과 차이가 크게 나는데도) 불구하고 저희 제품에 당분이 많다는 것은 오해입니다.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처럼 포장한다는 건 굉장히 마음 아픈 현실입니다.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지만 이런 오해로 인해 그 기업이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도록...”
정철훈 대표는 과일을 잘 먹지 않는 요즘 아이들을 보고 과일에 설탕을 입히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영양소가 듬뿍 들어간 아삭한 식감의 과일이 조화를 이룬 탕후루를 출시하면 아이들에게 건강한 디저트로 자리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창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대표는 “출시 당시 영양성분을 측정했을 때 실제로 시중의 디저트보다 칼로리나 당 함유량도 현저히 낮다는 사실에 기뻤는데, 지난해 탕후루가 큰 인기를 끌자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받으며 ‘탕후루가 당 덩어리다’라는 인식이 자리 잡힌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탕후루는 겉으로 입혀진 설탕 때문에 당 함량이 현저히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사실이 아니다. 왕가탕후루에 따르면 탕후루 하나당(과일 포함) 당류는 대략 9~24g 사이다. 당류 함량이 하루 권장 섭취량인 50g의 절반 수준이다. 당류 이슈는 비단 탕후루의 문제만은 아니며, 다른 달콤한 디저트들의 당분 함량을 살펴보면 탕후루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경우가 많다.
시중 마트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인기 디저트나 스낵류의 당 함량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높은 것으로 측정된다.
얼마 전 인기를 끈 크라운제과의 밤양갱은 1회 제공량 50g에 당류가 25g이나 들어있다.
간편식으로 자주 먹는 동서식품의 포스트 오레오오즈의 경우 1컵(30g)당 12g의 당류가 들어있는데, 보통 우유와 함께 이보다 더 많은 양을 섭취하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편의점 베스트셀러 상품도 만만치 않다. 세븐일레븐의 랑그드샤화이트초코에는 26.6g, CU의 이웃집 통통이약과쿠키엔 35g의 당류가 들어있다.
특히 액상과당의 당 함유랑은 더 높은 편이다. 음료는 손쉽게 들이킬 수 있어 한 번에 과도한 당류를 섭취하게 되고 흡수 또한 아주 빠르다.
대표적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와 딸기맛우유에는 당류가 27g이나 들어있어 왕가탕후루의 모든 탕후루 메뉴보다 당 함유량이 많다.
이디야커피의 신메뉴 아이스 허쉬크리미카페모카는 당류 58g을 함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할리스의 인기 음료인 딸기치즈케익할리치노는 59g, 메가커피의 쿠키프라페는 무려 64.9g의 당류가 들어있다.
체내 혈당 수치를 많이 올리는 이런 음료를 자주 섭취하다 보면 인슐린 민감도를 떨어뜨려 당뇨에 걸릴 위험이 배로 커진다.
달달한 디저트와 음료의 당 함유량이 증명하듯 실제로 젊은 당뇨환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를 보면 2022년 기준 당뇨병 치료 20대 환자는 4만 2657명으로 2018년 2만 8888명보다 47.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0~9세도 환자도 18.1% 증가했다.
영양 전문가에 따르면 ‘젊은 당뇨’는 심혈관 위험도를 4배 이상 높이고, 중년 이후에는 암 발병 등 건강을 악화하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단순당이 많이 포함된 다양한 디저트나 음료 섭취량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당뇨 예방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