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레 미제라블 등장인물 ‘팡틴’

2025-05-02     어기선 기자
영화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팡틴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에 등장하는 인물로 코제트의 엄마이다. 이름도 없었던 고아 출신 여직공으로 몰트뢰유쉬르메르 시(市)에서 태어났다. 진주처럼 고운 치아와 햇살처럼 아름다운 금발이 강조되는 크고 푸른 눈의 미인으로 묘사된다. 팡틴의 일대기는 19세기초 프랑스 평민의 삶을 묘사했다. 10살이 되면 공장에 취직해야 했고, 남자친구에게 버림받고, 힘든 생활을 하다가 급기야 거리의 여인이 돼야 했던 프랑스 평민 여성의 삶을 그대로 묘사한 것이다.

팡틴이란

팡틴은 1817년 10살이었다. 10살 소녀임에도 불구하고 파리 소재 공장에 취직했다. 그리고 18살에 변호사 공부를 하던 30살 톨로미에스와 사귀다 버림을 받았다. 그리고 많은 남성들과 사귀었지만 결국 버림을 받았다. 톨로미에스에게 버림받을 당시 2살 남짓 딸 코제트가 있었다. 일자리를 구하러 파리를 떠나게 되는데 자식이 있다면 일자리를 구할 때 불리하기 때문에 몽페르메유 한 여관의 주인 테나르디에 내외에게 코제트를 맡긴다. 그리고 고향인 몽트뢰유 쉬르메르에 도착해서 마들렌이라는 가명으로 장 발장의 흑구슬 공장에서 일을 하게 된다.

들통 난 미혼모

하지만 같은 공장에서 일하던 뷕튀르니앵 부인이라는 여인이 35프랑이나 되는 거금까지 들여가면서 팡틴의 비밀을 알아내고, 이로 인해 미혼모라는 사실이 공장에 퍼지게 되자, 모든 권한을 갖고 있던 중간관리자가 팡틴을 해고시켰다. 다만 장 발장은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테나르디에 내외는 코제트가 병이 들었다면서 약값을 보내달라는 등 양육비 이외의 돈을 요구하면서 결국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팔고, 진주 같던 앞니도 뽑아 팔았다. 하지만 양육비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결국 양육비를 벌기 위해 거리의 여인이 됐다. 그러던 중 자신의 옷에 눈덩이를 집어넣어 시비를 거는 바마타부아의 뺨을 할퀴었다가 자베르 형사에게 체포된다. 자베르 형사에게 구속되려는 찰나 마들렌 시장으로 살아가던 장 발장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하지만 장 발장 때문에 자신이 이런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서 경멸을 했다. 그러나 점차 장 발장의 선의에 감동하면서 마음을 바꿨다. 장 발장은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 병든 팡틴을 병원에 데리고 간다. 그리고 장 발장은 코제트를 그녀에게 데려와준다는 약속을 했다. 장 발장이 코제트를 데리러 갈 때 자베르 형사는 팡틴에게 장 발장은 전과자라는 것을 알려주면서 충격을 받고 딸과 재회하지 못하고 쇼크사를 한다.

산업혁명 초기 프랑스 여인의 삶

팡틴이 살았던 시대는 나폴레옹 전쟁 이후 사회적 혼란과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된 사회였다. 빈부격차와 정치적 불안정이 심하면서 굶주림이 심하게 된 시기다. 그로 인해 빈민층과 유괴 등 각종 범죄가 난무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 등이 땅에 떨어졌다. 특히 여성의 인권은 그야말로 바닥이었다. 당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나오는 ‘보이지 않은 손’ 이론을 자본가와 기득권이 멋대로 해석하면서 그에 따라 노동자 특히 여성 노동자에 대한 인권은 사실상 없었다. 그것은 비단 프랑스만의 일이 아니라 19세기초 산업혁명을 겪은 유럽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었다. 빅토르 위고는 산업혁명과 프랑스 정치적 격변기 속에서 여성의 삶이 어떤 삶이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팡틴’이라는 인물을 투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