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전시] 이경준 사진전, 한 걸음 멀리서 바라본 세상

#그라운드시소 센트럴

2025-05-02     김희연 기자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평범한 듯 보이는 일상에서 발견하는 특별함이 있다. 뉴욕 기반 사진작가인 이경준은 이국적인 도시의 일상을 패턴으로 담은 특별한 사진전을 선보였다. 
사진=김희연
이경준 사진전이 인기를 끌면서, 본래 3월 종료 예정이었던 전시 일정이 9월 18일까지 연장됐다.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되는 전시회는 일상 속 평범한 피사체에, 계절, 빛, 바람과 같은 우연이 선물한 재료를 더해 풍성한 장면을 선사한다. 

PAUSED MOMENTS
첫 번째 챕터 ‘PAUSED MOMENTS’에서는 이경준 작가 고유의 사진 기법과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도시 풍경의 작업물을 소개한다.

사진=김희연
이곳에서 도시인의 바쁜 걸음도 멈추게 하는 황금빛 순간을 포착한 ‘Golden Hour’존과 작가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긴 다큐멘터리를 시청할 수 있는 ‘Way Back Home’존을 차례로 감상할 수 있다.  이경준 작가는 한 걸음 멀리서 바라보면 모든 것이 작은 점과 같다고 말했다. 그의 시선이 깃든 프레임 속에서 불완전한 점들로 채워진 우리의 삶은 그저 아름답게 비친다.

MIND REWIND
이경준이 바라보는 도시는 점, 선, 면으로 구성된다. 두 번째 챕터 ‘MIND REWIND’에서는 건축물이 이루는 기하학적인 패턴과 그 안에 작은 점으로 존재하는 사람들을 담았다.

‘Patteren & Dots’존은 사람들과 건물들의 유기적인 연결과 관계에 집중한 사진들로 구성됐다. 복잡한 구조물 사이 오아시스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색다른 여유와 해방감을 선사한다.
사진=김희연
이어지는 존 ‘Escaping Avenue’에서는 빌딩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향하는 도시인의 모습을 주목한다. 그 많은 점이 향하는 저마다의 하루는 제각각이다. 

REST STOP
세 번째 챕터 ‘REST STOP’은 숨 가쁘게 흘러가는 도시에서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과 시공간을 기록한 사진들을 소개한다.

사진=김희연
‘Central Park’존은 빼곡한 건물 사이의 여백을 채우는 짙은 녹음의 공원을 배경으로 구성했다. 내리쬐는 햇빛과 살랑이는 바람이 가득한 공원에 머무는 순간만큼은 모두가 평온해 보인다.
사진=김희연
이어지는 ‘Winter Wonderland’존에서는 이경준의 시선으로 담아낸 새하얀 겨울을 소개한다. 짙은 녹음을 지나 하얀 눈이 쌓이기 시작하면 고요하고 포근한 행복이 또다시 찾아온다.

PLAYBACK
전시의 마지막 챕터인 ‘PLAYBACK’에서는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을 조명한다. 

카메라의 하이 앵글 속에서 사람들은 작은 점에 불과한 것처럼, 우리의 고민 역시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면 그 무게가 한결 가벼워질 것 같은 느낌이다. 
사진=김희연
거대한 빌딩 숲, 그 속에서 서로를 스쳐가는 수많은 사람들은 때로는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한다. 이처럼 작가는 시기와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하는 ‘나’와 도시의 관계를 주목했다. 이곳에는 마음 깊숙이 품었던 고민을 종이에 적어 직접 분쇄기로 갈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김희연
전시장을 떠나기 전, 그동안 쌓여있던 고민들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익숙한 도시 풍경을 낯설고도 아름다운 장면으로 담아내는 그의 작품 세계를 거닐다 보면 일상 속 환기를 경험할 수 있다. 
사진=김희연
전시회 입장 시 나눠 주는 투명 필름으로 사진에 비친 평온한 일상을 자신만의 프레임 속에 담아보는 것도 즐거운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